한국군에서 '헌병'(憲兵)이란 병과 이름이 창군 72년 만에 사라졌다. 국방부는 5일 "헌병 병과 명칭을 '군사경찰(Military Police)'로 바꾸는 내용의 군사법원법 개정 법률이 어제 관보에 고시됨에 따라 오늘부터 헌병이란 명칭 대신 군사경찰로 부른다"고 밝혔다. 군은 '헌병'이 일제강점기 무단 통치를 한 일본군 헌병을 연상시킨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되자 명칭 변경을 추진했다.
3군 헌병들이 통합 근무하는 국방부 조사본부는 헌병 표지를 군사경찰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육군 군사경찰 마크도 기존 '육모방망이'를 빼고 권총 두 자루와 칼 형상의 새로운 마크로 교체했다. 새 마크의 권총은 전투 지원 기능을 상징하고 칼은 전투 기능을 뜻한다고 군은 밝혔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헌병이란 명칭은 우리보다 앞서 1870년대부터 일본에서 먼저 사용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현재도 남아 있다"라면서 "헌병은 법 집행, 다시 말해 수사에만 한정되어 있어 현재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병과 정체성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했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각종 의전 행사와 경비·경호 등 다양한 업무를 포괄하는 명칭으로 군사경찰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