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은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교수직을 휴직하고 비서관이 된 이후 '나'란 존재는 철저히 가려져야 하는 것"이라며 "올(지난) 한 해 그 운명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반성한다"고 했다. 최근 외교·안보 부처에선 최 비서관과 직속상관인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정책 노선, 보고 체계 등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안보실 내 '불화'가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졌었다.
최 비서관은 이날 "나를 숨기는 일, 그것은 참모의 운명"이라며 "학자로서의 신념, 보다 더 중요한 시대적 가치인 평화를 구현하는 일들에 대해 올 한 해 동안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한다"고 했다. "면목과 염치,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해 고심하기도 한다"고도 했다.
지난달 중순 최 비서관은 김 차장과 갈등을 빚다가 '김현종을 자르든 나를 자르든 하라'며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문도 났었다. 당시 청와대는 최 비서관의 사의를 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업무 스타일이 다른 점도 있었지만, 청와대 안보실 개편을 앞두고 주도권 투쟁 성격도 강했다"며 "이런 불화설이 외부까지 퍼지자 '자중하겠다'는 뜻을 외부로 전한 것"이라고 했다. 최 비서관은 연세대 교수 출신으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김기정 전 안보실 2차장 등과 함께 '연정(연대 정외과) 라인'으로 분류된다.
앞서 작년 9월 김현종 차장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불화설이 불거지자 개인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리고 "외교·안보 라인 간의 이견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제 덕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강 장관과 김 차장, 김 차장과 최 비서관 간 갈등은 여전히 제대로 봉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외교·안보 부처 일각에선 "북핵 등 외교 상황이 엄중한데 중책을 맡은 고위 당국자들의 '공개 반성문'만 잇따라 나온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