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사진〉 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페이스북 글에서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 물의를 일으킨 흑석동 집을 판다"며 "매각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하고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작년 7월 은행 대출 10억원 등 약 16억원을 빚지고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25억7000만원 상당의 건물을 구입했다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3월 사퇴했다. 김 전 대변인은 내년 4월 총선에서 고향인 전북 군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안정이 필수적"이라며 "정부 정책에 제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매각을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제 개인적 명예도 소중했다"고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이 건물을 매각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은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는 정부가 2017년 8·2 대책, 작년 9·13 대책 등 수많은 부동산 규제를 통해 재건축·재개발 투자를 억제하는 와중에 본인 자산의 두 배가 넘는 가격에 재개발 예정지 건물을 매입한 데 대해선 "평생 전세살이를 했다" "저를 너무 욕심꾸러기로만 보지는 말아주셨으면 한다"고만 했다. 그는 전세금 4억8000만원을 청와대 관사(官舍) 입주로 아끼면서 건물 구입에 활용한 것에 대해서도 별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또 "제가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그중 가장 아픈 대목이 (해명 과정에서) '아내 탓'을 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3월 사퇴하면서 "(건물 구입에 대해) 나는 몰랐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했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변인은 "물러나는 마당이니 그 정도 한탄은 해도 되리라 생각했는데 졸렬했다"고 했다. "평생을 전세살이했던 제가 어쩌다 투기꾼이 되었나 한심하고 씁쓸하기 그지없다"고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의 '부동산 매각' 선언에 정치권에선 "사실상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에선 "안 그래도 청와대 출신 출마자가 너무 많은데, 청와대 경력만으로 군산에서 공천을 받으려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왔다. 여권 관계자는 "김 전 대변인이 경선을 거치지 않고 전략 공천을 받으려 한다면 오산"이라며 "청와대 출신들이 '험지' 출마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