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상 용인분당 예스병원 정형외과 원장이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어깨와 팔 통증으로 고생하는 50대 초반의 A씨. 최근 통증이 심해져 집 근처 병원을 찾았다가 오십견 진단을 받았다. 이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꾸준히 했다.

초반에는 약을 먹으면 나아지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아픈 증상이 반복됐다. 급기야 혼자서 옷을 입기도 어렵고 밤이면 통증이 심해 한쪽으로 돌아눕기도 어렵게 됐다.

정밀검사 결과 '회전근개의 완전손상과 근막통증증후군'이었다. 의사는 "조금만 더 일찍 왔다면 지금처럼 어깨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어깨 힘줄 재건 수술을 받았다.

◇어깨 통증 참다간 재활 기간 길어져

어깨의 회전근개란 어깨를 감싸는 4개의 힘줄을 말한다. 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움직이게 한다.

어깨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부위다 보니 반복되는 무리한 행동이나 노화 등으로 인해 회전근개가 상하게 된다. 특히 어깨질환은 회전근개가 손상되기 전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회전근개 손상을 비롯해 어깨충돌증후군·근막통증증후군 같은 질환은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나타난다. 오십견처럼 저절로 낫는 어깨 질환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중·장년층은 어깨 통증이 느껴져도 오십견이라 생각하고 가볍게 여긴다. 통증이 가벼운 경우 그냥 참고 견디는 사람이 많다.

동네 의원에 가면 "어깨충돌증후군은 수술하지 않는 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말만 믿고 도수치료나 인대강화 주사 같은 보존치료만 받으며 오랜 기간 증상을 내버려두는 사람이 많다.

문제는 A씨의 경우처럼 통증을 오래 견디다 뒤늦게 병원에 방문하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어깨 힘줄이 손상된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재활 기간이 길어지게 된다. 어깨 주위 근육에서 만성 통증이 나타나는 근막통증증후군까지 겹쳐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어깨충돌증후군이 오래되면서 관절 주위 근육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 파열되기 전에 병원 찾아야

어깨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 손상으로 진단받은 경우, 어깨 관절경 치료를 받게 된다. 전신마취 없이 상완부만 부분적으로 마취하고 내시경으로 치료하는 방법이다. 재활 기간은 환자별로 천차만별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된 경우 6주 이상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힘줄 손상이 없다면 일주일 만에도 회복할 수 있다.

이재상 용인분당 예스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많은 환자가 어깨 통증을 느끼면서도 증상을 오십견이라 자체 진단을 내리고, 내버려두면 저절로 나을 것이라 믿는다"며 "진단 결과 오십견이 아닌 회전근개 손상 같은 병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오십견이라 하더라도 통증이 심한 경우 관절수동술(MUA) 같은 간단한 비(非)수술 방법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굳이 통증에 시달리면서 방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어깨 질환은 빨리 병원을 찾으면 가벼운 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다"며 "감기처럼 가볍게 치료하고 통증 없는 삶을 즐기길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