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문을 연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스탠딩(Standing) 소시지 바(Bar)’에서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고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육가공업체 ‘오뗄’과 협업해 만든 이 매장은 국내 최초 ‘스탠딩 소시지 바’로,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며 ‘혼밥’을 즐기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최근 백화점들은 바쁜 직장인 혼밥·혼술족(혼자 밥·술을 먹는 사람)들을 겨냥해 점포 식품관 등에 서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스탠딩 매장을 잇달아 여는 추세다. 사무실이 많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식품관에도 지난 6일 95.2㎡(약 28.8평) 규모의 '스탠딩 소시지 바'가 국내 최초로 문을 열었다.

다양한 종류의 소시지를 서서 즐길 수 있는 매장인데, 가볍게 소시지나 핫도그를 즐기려는 인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미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자유롭게 혼밥을 즐기는 문화의 확산이 백화점 식품 매장 공간 운영에도 변화를 준 것이다.

소시지 48종 맛볼 수 있는 스탠딩 바

롯데백화점 본점‘스탠딩 소시지 바’에서 고객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HACCP)의 인증을 받은 육가공 전문 업체 오뗄이 협업해 여는 '스탠딩 소시지 바'는 매장 개발에만 6개월이 걸렸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소시지를 맛볼 수 있다. 그릴링 소시지 29종, 중탕 조리 프리미엄 소시지 4종, 핫도그 소시지 2종, 꼬치 2종, 냉장 소시지 상품 11종 등 총 48종의 소시지를 스탠딩 바에서 다양한 음료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소고기를 넣은 소시지, 삼겹살을 넣은 소시지, 양장(양의 내장)을 사용한 소시지 등 프리미엄 존도 별도로 운영한다. 소시지 개당 가격은 1800원부터 4500원 선. 즉석 핫도그는 3500원에 판매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사회적 트렌드를 식품 매장에 반영해 이 같은 캐주얼 스타일의 스탠딩 바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서 판매 중인 소시지 중 하나. 종류가 총 48종이나 된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이미 반응이 뜨겁다. 서울 중구의 한 은행에 다니는 직장인 강지훈(30)씨는 "눈치 볼 필요 없이 가볍게 혼밥·혼술하기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국내 햄·소시지 생산액과 생산량은 모두 늘고 있다. 소매 기준으로 약 1조5200억원 규모다. 특히 1인 가구 증가, 야외 활동 활성화, 혼술·혼밥 문화와 해외 식문화 확산 등에 따라 간편하게 조리해 섭취할 수 있는 소시지류의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새롭게 문을 연 스탠딩 바는 앞으로 일정 주기로 품목이 교체될 예정이다. 소시지 스탠딩 바는 9월 5일까지 운영된다. 롯데백화점에는 이후 후속작으로 '스탠딩 이춘복 참치 바'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탠딩 참치 바에는 다양한 부위의 참치를 소주·맥주 등 주류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참치 개수는 4개, 6개, 8개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으며 약 30개의 스탠딩석이 마련된다.

샐러드 바·PB 상품까지… 혼밥 콘텐츠가 대세

소시지와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각종 샐러드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혼밥 문화를 대세라고 판단해 캐주얼 스탠딩 바 외에도 다양한 혼밥 콘텐츠를 식품관에 도입했다. 지난 1월 본점 지하 1층에 문을 연 '마스터키친 샐러드 바'가 대표적이다. 마스터키친 샐러드 바에서는 퀴노아·렌틸콩 등 수퍼 곡물과 제철 과일 및 야채, 연어, 베이컨, 아보카도 등 40여 가지의 재료 중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마음껏 선택해 샐러드를 구성할 수 있다. 준비된 드레싱 종류도 6가지나 된다. 가격은 재료와 상관없이 작은 컵이 8800원, 큰 컵이 1만2800원이다. 매일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쌈밥과 세 종류의 수프(감자야채, 토마토칠리, 단호박)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다이어트 식단을 위해 혼밥을 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롯데백화점은 또 자체 브랜드(PB) '한끼밥상'을 개발해 1인 가구를 위한 소포장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한끼밥상은 농·수·축산 등 다양한 식품 상품군에서 총 100여 품목을 소포장했다.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특히 1인 가구가 먹기 어려운 수박이나 멜론 등이 인기가 많다. 축산물의 경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60~100g씩 모았고, 수산물은 고등어·청어·갈치 등 각종 생선을 한 토막 단위로 구성했다. 한끼밥상 코너는 퇴근시간만 되면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로 북적인다.

롯데백화점 임태춘 식품리빙부문장은 "앞으로도 급변하는 식품·외식 트렌드를 접목시킨 다양한 다이닝 매장과 콘텐츠를 식품관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