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아이 피부에 노란 진물이 나는 병이 있다. 바로 농가진이다. 습진이랑 비슷해 보여 연고를 열심히 바르는 데도 점점 더 심해지고 온몸에 퍼지기도 한다. 연고로는 잘 낫지 않는다. 세균이 원인인데 노란벌꿀이 굳은 것처럼 딱지가 생기는 것과 피부가 크게 허는 두 종류가 있다. 원인 세균과 합병증이 좀 달라 의사의 진찰을 받고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농가진은 벌레에 물리거나 다치거나 가려운 부위를 손톱으로 긁다가 상처가 생긴 부위로 세균이 들어가 생긴다. 전염이 잘되므로 상처 긁은 손으로 다른 곳을 긁으면 퍼질 수 있다. 손톱도 짧게 깎고 손을 비눗물로 자주 씻고 긁지 못하게 해야 한다. 농가진 부위를 물과 비누로 잘 씻어주고 부드럽게 딱지도 제거해 주면 빨리 좋아지고 전염도 줄일 수 있다.

농가진의 양상에 따라 항생제 연고만 바르기도 하고 먹는 항생제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다른 아이에게도 농가진을 옮길 수 있으니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 후 24시간 동안은 단체 생활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가족들도 농가진 부위를 만지지 말아야 하고 농가진 부위와 접촉한 손이나 몸은 비눗물로 잘 씻어야 한다. 환자가 사용한 수건이나 옷은 따로 보관하고 따로 세탁하는 것이 좋다.

농가진은 대부분 별 문제 없이 좋아지지만 간혹 골수염, 관절염, 폐렴, 패혈증, 급성사구체신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만일 농가진을 앓은 뒤 수주일 안에 소변에서 피가 나오거나 진한 갈색 소변이 나오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