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4시 30분, 5t 트럭 8대, 1t 트럭 3대가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선수촌식당 앞에 도착했다. 각 트럭 냉장 보관 창고엔 소고기, 돼지고기, 과일, 야채 등 음식 재료가 가득 들어있었다. 총무게를 따지면 약 15t에 이른다. 성인 남성 8명이 식당으로 재료를 옮기는 데만 30분 넘게 걸렸다. 정순석(39) 대회 조직위원회 급식담당 매니저는 "매일 새벽 이렇게 재료를 공급받는데도 선수들의 음식 섭취량이 일반 성인 남성의 3배 정도 되기 때문에 순식간에 재료가 소진된다"고 말했다.
선수촌 식당은 매일 새벽부터 '음식 전쟁'을 치른다. 새벽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하루 20시간 운영(1020석)한다. 서양식 50∼60종, 한식 20∼30종, 할랄식(Halal·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에게 허용된 음식) 10여 종, 중식 5∼6종 등 100여 종 음식이 뷔페식으로 제공된다. 선수촌 식당에서 하루 평균 소비되는 쇠고기 양은 2.3t이다. 대회 전체 기간으로 따지면 육류 소비량이 165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인기 있는 과일은 파인애플인데, 하루 평균 0.8t 정도 먹는다. 선수들이 하루 동안 먹는 과일 양만 총 1.9t에 달한다. 계란은 하루 평균 3000알이 소비된다.
최고의 '먹신(神)'은 경영, 수구 종목 선수들이다. 종목 특성상 체력 소모가 큰 만큼 선수들이 섭취하는 열량은 매우 높다. 일반 성인 하루 평균 칼로리(2500㎉)의 3배 정도인 7000㎉를 섭취한다.
특히 세계선수권 남자 평영 100m 3연패를 달성한 애덤 피티(25·영국)의 먹성은 어마 무시하다. 그는 이번 대회 남자 평영 100m 준결승에선 56초88로 세계신기록을 썼고, 결승에선 2위 제임스 윌비(영국)보다 1초32 앞서며 여유롭게 우승을 차지했다.
191㎝, 86㎏의 근육질 몸매를 지닌 그는 "나는 레이싱 차다. 스피드를 내기 위해선 충분한 가솔린(음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훈련량이 적을 땐 하루 4000㎉ 정도이고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면 8000~9000㎉로 올라간다.
그는 하루에 5~6번씩 음식을 먹는다고 한다. 훈련에 들어가는 새벽 6시엔 곡물죽과 프로틴바(단백질바) 2개를 가볍게 먹고, 훈련이 끝날 때마다 탄수화물을 꾸준히 섭취한다. 저녁엔 스테이크, 치킨, 생선 등 단백질 음식을 양껏 먹는다고 한다.
피티는 "내가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만족할 때까지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