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려고 여러 노력을 하고 접촉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일본의 경제보복을 미국과 일본이 사전에 협의한 사항이라고 보시는가"라는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의 질의에 "제가 거기까지는 알지 못하지만, 협의가 안 됐다고 추정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의원은 "일본 경제 보복이라는 중요한 문제가 터졌는데, 미국과 일본의 협의 여부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정부가 아니냐. 정부가 하는 일이 뭐냐"고 질책했고, 이에 홍 부총리는 "외교부의 다른 판단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인지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하는 일은) 관계부처간 협의와 업계와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정부가 할 일은 위기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 아니냐. 카쓰라태프트 밀약과 같은 상황이 올 것이란 위기의식은 없었냐"고 지적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미국에 SOS를 해서 개입하도록 하기보다 문 대통령이 일본 측 수상과 만나려고 여러 노력을 했지만, 접촉이 성사되지 않았다"고 했다. 카쓰라태프트 밀약은 1905년 일본과 미국이 체결한 밀약으로 "미국과 일본은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한국은 일본이 지배할 것을 승인한다"는 내용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에 나왔다. 이 때문에 '여러 접촉을 했다'고 한 홍 부총리의 이날 예결위 발언은 G20 이후의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