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벨(일과 삶의 균형)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시대라는데, 이를 구현하는 공간은 어디일까? 집이다. 주 52 시간제 도입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은 늘었고,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것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클릭 한 번이면 다음 날 택배를 받아볼 수 있고, 다양한 배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대면 접촉이 점점 줄어드는 현대사회에선 집에만 있으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참 많다. 칩거를 선호하는 신(新) 코쿠닝족(cocooning)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누에고치(cocoon)처럼 집에서 머무는 것을 즐기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심지어 휴가도 집에서 즐긴다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머문다와 휴가의 합성)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등받이 조절이 자유로운 까사미아 소파 ‘누에보’.
침대처럼 디자인한 까사미아 소파 ‘쿠나’.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당연히 집을 어떻게 꾸밀 것인가, 어떻게 편안하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08년 7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13조 7000억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가구업계는 2023년까지 국내 홈퍼니싱 시장 규모가 18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에게 보여지는 집이 아니라 내가 보기 예뻐야 하고 편해야 한다. 주택저널의 '집 꾸밈 의식조사(2016)'가 흥미롭다. 집 꾸미기는 대부분 이사를 할 때 이뤄지는데,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21.1%는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인테리어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거실 중앙에 TV와 소파를 배치하는 정형성에서도 탈피하는 추세다. 인테리어 방법으로 응답자의 29.4%가 '패브릭, 가구를 교체하거나 소품을 이용한 홈드레싱'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업계도 신코쿠닝족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안락함을 강화한 소파 등이 대표적이다. 까사미아가 최근 내놓은 소파 '누에보'는 자유롭게 등받이 조절이 가능하다. 등받이의 깊이·높이 등을 조절할 수 있는데다가 머리까지 받쳐주기 때문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쿠나'는 소파를 마치 침대처럼 디자인했다. 팔걸이 부분의 높이를 낮춰 소파에서 눕거나 기댈 수 있도록 했다. 헤드레스트 틸팅(Tilting, 기울기 조정) 기능도 추가했다. 몸에 맞게 최대 120도까지 부분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이용자의 등과 목을 원하는 각도로 받쳐준다는 의미다. 침대업체 템퍼는 리모컨을 이용해 머리와 상체·하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모션 베드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상판을 일체형으로 만들어 매트리스가 빈틈없이 몸에 밀착되도록 설계된 '템퍼 제로 지 커브(Zero G Curve)'도 인기다. 유선형 구조가 신체를 골고루 지지해주기 때문에 이용자가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구조라는 것이다. 3단계로 강도 조절이 가능한 마사지 기능도 있다.

일룸은 다이닝(주방) 공간과 거실을 함께 꾸밀 수 있는 다이닝 시리즈를 올해 내놓았다. 집들이나 홈파티를 즐길 수 있다는 콘셉트다. 와인장과 카페장을 활용하면 홈 바(Bar)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주거 공간에 대한 애착과 휴식에 대한 열망이 커지면서 사용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다양한 신상품을 출시하는 추세"라며 "소파와 탁자, TV와 오디오로 채워졌던 거실은 의자 여러 개와 소가구, 포근한 러그를 깔아 아지트처럼 꾸미거나, 거실 중앙에 커다란 원목 테이블을 두고 홈 카페나 서재처럼 꾸미는 등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