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식료품 물가에 비하면 공공·민간 서비스 요금은 아직 다른 선진국보다 낮은 편이다. 서울의 시내버스 기본요금 1200원(카드 기준)은 일본 도쿄(210엔·2190원)나 영국 런던(1.5파운드·2280원)에 비하면 절반 값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은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2.75달러(3200원)로 한국보다 2.6배 높다.
영화 관람료도 한국은 평일 일반관 상영 요금이 1만원가량이지만, 뉴욕에서는 최소 16달러(1만8600원)는 내야 한다. 요일별 가격 편차도 서울보다 큰 편이라 주말에는 20달러를 훌쩍 넘는다. 도쿄도 영화 관람료가 평일 1800엔(1만8800원)으로 뉴욕과 비슷한 수준이다. 런던은 9.25파운드(1만4000원)로 뉴욕이나 도쿄보다는 싸지만 서울보다는 비싼 편이다.
미용실 가는 부담이 서울만큼 낮은 대도시도 별로 없다. 가게마다 가격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서울 시내에서 1만5000원에 남성 헤어컷을 하는 미용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도쿄에서는 3500엔(3만6500원)은 줘야 한다. 뉴욕에서도 평범한 이발소에서 남자 머리를 깎는 데 30달러(3만4900원)쯤 든다. 런던에서는 아랍계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저렴한 이발소를 가면 15~25파운드(2만2800~3만8000원)에 이발이 가능하지만, 한국 같은 시설이 갖춰진 미용실에 가면 50파운드(7만6100원) 이상 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 요금 덕분에 한국의 전체 생활 물가 수준이 그나마 이 정도로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서비스 요금도 크게 뛰면서 다른 선진국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가령 영화 관람료는 일본은 10년 전과 동일한 1800엔이지만, 같은 기간 한국은 7000원에서 1만원으로 43% 뛰었다.
남성 헤어컷 요금도 도쿄는 10년 전과 비슷했지만, 서울은 1만2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5%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이 2015~2018년 3년간 서비스 물가가 0.6% 오르는 동안 한국은 5.9% 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