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아키히토(明仁) 일왕 퇴위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삼종신기(三種神器) 반환 의식이었다. 삼종신기란 일본 창세신화에 나오는 세 가지 보물인 청동검과 청동거울, 곡옥을 말한다. 칼인 구사나기노쓰루기, 거울인 야타노카가미, 곡옥인 야사카니노마가타마를 일컫는다.
일본 '고사기(古事記)'와 '일본서기(日本書記)'에 따르면, 이 세 가지 보물은 일본 창세신화의 주신(主神)인 아마테라스가 니니기를 지상에 내려 보낼 때 들려 보낸 것으로, 니니기의 자손인 일본 천황가에 대대로 계승돼 온다고 한다. 이 보물은 너무도 신성해 물려받는 국왕조차도 상자를 열어서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날 반환식엔 청동검과 곡옥이 담긴 상자는 등장했으나, 청동거울 상자는 없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청동거울은 이세신궁에 보관돼 있다고 한다.
아키히토가 2016년 생전 퇴위 의사를 밝힌 뒤 일본 정부는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 퇴위 절차를 논의했다. 논의 내용 중에는 삼종신기 전달 문제가 있었다. 전문가 회의에서는 삼종신기를 물려주는 행위가 원칙적으로 증여에 해당하지만 비과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역사상 삼종신기 증여세 문제가 공식적으로 거론된 적은 처음이었다. 이는 일왕의 생전 퇴위가 202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현대적 과세 체계하에서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