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엄마가 아이에게 예방접종을 한 번 맞히려면 소아과를 서너 번은 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주사만 맞는다고 하면 너무 울어서, "무섭구나. 그럼, 오늘은 그냥 가고, 내일 맞자"고 하게 된다고 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자. 내일 오면 이 아이는 주사가 안 무서울까? 그럴 리 없다. 주사에 대한 두려움은 올 때마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이가 한 번만 견디면 되는 고통을 여러 번, 그것도 더 키워서 겪게 하는 것이 된다.
해야 할 일은 하게 해야 한다. 약을 먹는 것, 예방 주사 맞는 것, 카시트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열이 많이 나면 많은 문제가 생겨. 주사는 따끔하지만 잠깐이면 괜찮아져. 맞아야 해"라고 단호하게 말해줘야 한다.
이렇게 말해 줘도 아이들은 계속 운다. 그러면 그냥 지켜봐 주자. 이때 "어허!"라고 겁을 주면 안 된다. 가만히 아이를 바라보며 아이가 진정되길 기다려준다. 그 뒤 "운다고 해서 주사를 안 맞고 넘어갈 수는 없어"라고 납득시키고, 주사를 맞혀야 한다. 울다가 아이가 좀 진정되면 "왕주사 맞아요?"라고 묻기도 한다. "왕주사 아니야. 아주 조그마해. 바늘도 가늘어. 이렇게 울면 네가 더 힘들어져"라고 말하고 기다려 주면 된다. 기다리는 순서를 정할 수 있다면 "맨 마지막에 맞아도 돼. 어떻게 할래?"라고 물어봐 주면 한결 낫다.
부모가 늘 아이의 비위를 맞춰 주면 아이가 삶을 견뎌내는 힘이 약해진다. 그렇게 키우면 조금만 힘들어도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해하는 아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