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4시 열린 말레이시아 행사 때 한 "슬라맛 말람"도 한밤에 쓰는 인사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국빈 방문 중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말을 한 것과 관련해 "(문제가 된 인사말은) 현지에 가서 확인하고 (대통령 말씀 자료에) 넣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통령 순방에서 현지어 인사말이 전달된 경로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내에 있는 사람들은 말레이시아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여기서 미리 작성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와 정상회담 뒤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 말이 아닌 인도네시아 말로 인사말을 했다. 문 대통령은 "슬라맛 소르"라는 인사를 건넸고, 청와대는 이 표현이 '말레이시아의 오후 인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말은 말레이시아어가 아닌 인도네시아어였다. 말레이시아 인사말은 ‘슬라맛 쁘탕(Selamat petang)’이다.

청와대가 국내에서 준비한 연설문 초안에는 문제가 된 인사말이 없었지만,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연설문을 검토하던 중 현지어 인사말을 넣자는 의견이 나와 이를 넣었다는 게 고 부대변인 설명이다. 그러나 현지에서 누가, 어떤 경위로 말레이시아어가 아닌 인도네시아 인사말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날 일부 언론은 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서 참석한 다른 행사에서 건넨 다른 인사말도 부정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오후 4시(현지시각) 한⋅말레이시아 한류⋅할랄 전시회 축사에서 문 대통령이 "슬라맛 말람"이라고 인사했는데, 이 표현은 늦은 밤에 쓰는 인사말로 영어의 '굿나잇'에 해당하는 인사라는 것이다. 해가 떠있는 오후에 한밤 중 인사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고 부대변인은 "'슬라맛 말람'은 '굿나잇' 같은 의미라고 한다"며 "지난 12일 오후 4시(이하 현지 시각) 한류·할랄 전시회 행사에서는 인삿말이 틀린 게 맞는다"라고 했다. 그런데 이날 일부 언론은 지난 12, 13일 각각 열린 만찬 행사에서도 문 대통령이 '슬라맛 쁘탕'이라고 인사말을 한 것도 때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저녁 때 오후 인사를 해 때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고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13일) 국빈 만찬과 (12일)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한 '슬라팟 쁘탕'을 '슬라맛 말람'이라고 쓰면 더 부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 했다. 슬라맛 쁘탕은 영어 표현 '굿이브닝'과 '굿애프터눈'을 섞은 것으로 오후부터 저녁식사 때까지 쓰는 표현이고, 슬라맛 말람은 '굿나잇'과 같은 의미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