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중국 민항기' 렌트 가능성
하노이 하늘길, 싱가포르 보다 짧아…보안 유리한 '참매 1호' 타고 갈 수도
평양-하노이 철로 이용해 전용열차로 갈 가능성도…김일성도 두 차례 열차로 베트남 방문
오는 27~28일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로 결정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엔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때는 중국의 민항기를 임대해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 이동했다. 이번에도 안전 등을 고려해 1차 때와 같은 방식으로 중국 민항기를 임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김정은의 전용기다. 참매의 비행 거리는 1만㎞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참매 1호가 노후화된 기종이어서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이미 1차 정상회담 때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북측 대표단 일부가 참매 1호를 타고 평양-싱가포르를 다녀간 바 있다.
하노이는 평양에서 하늘길로 2751km로, 싱가포르(4700km)보다 훨씬 거리가 짧다. 물론 중국 민항기가 훨씬 안전하고 편하겠지만, 보안 측면에선 참매 1호를 따라올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김정은이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전용 열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섬이었던 싱가포르와 달리 베트남 하노이까진 중국을 거쳐 열차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평양~중국~하노이까진 표준궤(1435mm) 철로가 깔려 있어 별도의 궤도 전환이 필요하지 않다. 이와 달리 하노이~다낭 철로는 협궤(762mm) 구간이다.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정상회담 장소로 다낭이 아닌 하노이를 고집한 이유 중 하나로 철로 이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거리는 육로로 4000km가량 된다. 김정은이 특별열차로 이동하면 60시간 가량 소요된다. 만약 베이징에서 베트남 접경지역인 난닝까지 고속철을 타고 가면 이동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특히 김정은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자신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50~60년대 베트남을 두 차례 방문할 때 모두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외교 관계자는 "김정은이 김일성의 이미지를 재현해 정통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속철을 타고 가더라도 비행기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핵 담판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여독이 가중되는 열차 이동 방식을 택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열차 이동을 할 경우 평양을 오랫동안 비우게 되는 것도 김정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