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캠퍼스에서 찍힌 영상〈사진〉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한 남성이 맨손으로 도서관 외벽을 오르고, 건물 2층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안전장치 없이 맨몸으로 건물과 건물 사이를 넘나들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곡예(曲藝) 활동인 '파쿠르(parkour)'였다.
파쿠르는 군대 장애물 통과 훈련 코스를 뜻하는 프랑스어 '파쿠르 뒤 콩바탕(전사를 위한 길)'에서 유래했다. 2000년대 초반 '야마카시'라는 이름으로 유행하다가 최근 전문 학원까지 등장할 정도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파쿠르족(族)들이 최근 대학 캠퍼스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대학들이 면학 분위기 조성과 보행자 안전을 위해 '차(車) 없는 캠퍼스'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파쿠르족들은 "건물과 계단이 다양하고, 차가 없어 안전한 대학만 한 곳이 없다"고 했다. 반면 학생들은 "보행자와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학교 측에 허락은 받고 하는 것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엔 한 유튜버(유튜브 콘텐츠 제작자)가 서울 관악구 서울대 미술대학 앞에 설치된 조형물을 밟고 오르내리는 영상을 올렸다가 학생회의 공식 사과 요청을 받았다. 학생회는 "촬영에 대한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았으니 영상을 삭제하라"고 요청했다. 이 유튜버는 요청에 응하지 않다가 서울대 학생들이 계속 반발하자 해당 영상을 지웠다.
교내 파쿠르를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서울 숭실대에선 학생들이 매주 한 번씩 파쿠르 모임을 열고 있는데 "학생 자체 모임이니 제재할 수 없다"는 의견과 "다른 학생에게 위협적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주변을 지나다 다칠까 봐 불안하다"며 활동 금지를 요구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 본부들은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우리 학생이 아니고, 본인 잘못으로 다쳤더라도 막상 사고가 나면 학교의 책임 문제가 발생하는 데다 다른 학생도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