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2017년 유럽본부 소득 227억달러(약 25조5000억원)를 네덜란드 자회사를 통해 법인세가 없는 ‘조세피난처’ 버뮤다로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이터는 3일 네덜란드 상공회의소에 지난달 21일 제출된 서류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이는 구글이 2016년 버뮤다에 옮긴 금액보다 45억5800만달러 더 많다"고 전했다. 미국 IT 매체 WCCF테크는 구글이 이를 통해 최대 40억달러(4조5000억원)의 세금을 덜 낸 것으로 추산했다.
구글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세율이 낮거나 세금이 아예 없는 조세회피처를 이용한다. 구글이 쓰는 조세 회피 기법은 ‘더블 아이리시, 더치 샌드위치’로 알려져 있다. 아일랜드(아이리시)와 네덜란드(더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구글은 아일랜드에 해외법인 A를 만들고 이 법인의 관리 회사를 버뮤다에 세운다. 아일랜드 세법은 관리 회사가 있는 곳에 조세 관할권을 주는데, 버뮤다의 법인세율은 0%이기 때문에 아일랜드에 있는 해외법인 A는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여기서 네덜란드 자회사가 등장하는 것은 아일랜드와 네덜란드가 맺은 조세협정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구글은 네덜란드에 세운 자회사와 아일랜드 해외법인 간 송금을 통해 세금을 줄인다.
구글은 이 방식을 통해 2017년 아일랜드에서 약 6%의 법인세율을 적용 받았다. 당시 미국의 법인세율 35%, 미국을 제외한 해외 평균 법인세율(26%)보다 훨씬 낮다.
구글은 2016년에는 181억2600만달러 상당을 버뮤다로 이전해 37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WCCF테크는 "구글이 이런 조세 회피 기법을 이용해 지금껏 아낀 금액이 6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구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내야 할 세금을 모두 내고 있으며, 우리가 영업하는 모든 국가의 세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