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배경 서가에 놓인 15장 사진 가운데 7장이 새 사진...강군 관련 사진 3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신년사를 발표할 때마다 배경으로 나오는 집무실 서가(書架)의 사진들이 주목을 받는다. 사진의 교체에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회의장 입장 순서나 TV에 비치는 순서가 권력서열을 나타낼만큼 형식이 중시되는 중국이다.

시 주석은 12월 31일 중난하이(中南海·자금성 서쪽 중국 최고지도부가 모여 있는 곳) 집무실에서 마오쩌둥(毛澤東)시대의 구호인 자력갱생(自力更生)을 두차례 언급하고 국민의 일치 단결을 강조한 2019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는 이날 중국 관영 CCTV 저녁 7시(현지 시각) 메인뉴스 첫 꼭지로 방영됐다.

1년 전처럼 이번에도 15장의 사진이 집무실 서가에 놓였다고 CCTV 등 관영매체들이 전했다. 강군(强軍) 관련 사진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3장이 놓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2월 31일시진핑 국가주석이 2019년 신년사에서 자력갱생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년사가 발표된 시 주석의 중난하이 집무실 서가에 놓인 사진의 변화가 올해에도 주목을 받았다.

15장 가운데 7장은 2018년에 찍은 새 사진들이다. 작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에서 시 주석이 참석 대표 2970명 전원의 찬성표로 국가주석과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재선출 된 후 헌법 선서하는 모습의 사진도 이중 하나다. 중국 역사상 국가지도자의 첫 헌법 선서 장면이다.

해양 강군을 강조하는 사진도 새로 놓였다. 시 주석이 작년 4월 하이난성 일대 남중국해에서 중국 역사상 최대규모 해상 열병식을 한 뒤 중국이 자체 제작한 미사일 구축함 창사함 장병들과 찍은 사진이다. 군 관련 사진 3장 가운데 2014년 1월 네이멍구 변경지역 군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대체했다.

농촌 빈민촌 시찰 사진이 1년 새 4장에서 한장으로 줄었지만 공동부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진 2장이 새로 놓였다. 19차 당대회 이후 탈빈 현장 첫 시찰지로 작년 2월에 찾은 쓰촨성 량산저우의 소수민족 마을에서 주민들과 교류하는 사진과 작년 9월 낙후지역인 동북 3성을 시찰할 때 헤이룽장성의 농장에서 찍은 사진이 그것이다.

작년 4월 베이징시 지정 식목일에 통저우구에서 학생들과 함께 나무 심기 행사에 참석한 모습과 생태환경을 강조한 창장(長江) 경제벨트 시찰 때 배에 오르는 모습을 담은 2장의 사진은 친환경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작년 9월 베이징에서 개최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베이징 정상회의 사진은 2018년 신년사 촬영때 놓였던 2017년 5월 제 1회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국제 포럼 장면 사진을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9년 신년사에서 작년 보아오포럼, 상하이협력기구 칭다오 정상회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베이징 정상회의 등을 통해 중국의 주장을 제시했으며 해외의 많은 중요 외교활동에도 참여해 우의를 다지고 신뢰를 증진시켜 친구 그룹을 확대했다고 자평했다.

12월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표한 2019년 신년사 촬영장소인 중난하이 집무실에 놓인 15장의 사진 가운데 7장이 작년에 찍은 새 사진들이다.

1년 전 2018년 신년사 촬영 때 시 주석 집무실 서가에 새로 놓인 9장의 사진 가운데 강한 군대와 당의 영도를 강조하는 모습을 담은 3장은 이번에도 등장했다. 2017년 7월 중앙군사위가 처음으로 8·1 훈장을 수여하는 행사와 건군 90주년 열병식 등 군 관련 사진 2장과 19차 당 대회 직후인 작년 10월 새 상무위원들과 중국 공산당 1차 당 대회 개최지(상하이)를 찾아 입당선서를 하는 모습이다.

군복 차림의 '청년 시진핑' 사진과 함께 부친 시중쉰(2002년 별세) 전 부총리, 모친 치신 여사, 부인 펑리위안, 딸 시밍저 등이 나오는 가족사진 4장이 올해에도 책장 한쪽을 지켰다. CCTV는 시 주석이 2017년 1월 춘제 단배회(团拜会)에서 "사람 사이의 진정한 정을 잊어서는 안된다. 거리가 멀다고 끊어서도, 일상이 바쁘다고 잊어서도, 밤낮으로 일한다고 무시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며 시 주석이 말 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이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시 주석 개인 띄우기에 나선 중국이 그의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