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명시에 사는 직장인 임모씨(34)는 최근 전기장판을 튼 채 잠이 든 후로 등·허리 부위가 쑤시고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임씨는 의사로부터 저온 화상 진단을 받았다. 저녁 자리에서 마신 술에 취해 아무 생각없이 전기장판 위에서 잠들었다가 화를 입은 것이다.
평소 잠들기 전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를 사용한다면 저온 화상을 입을 우려가 없는 지 다시 한번 생활 습관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피부가 직접 난방기구에 닿은 채로 잠이 들면 다음날 저온 화상을 입기 십상이다.
일반적으로 화상은 10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이나 불에 직접 닿아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단백질로 구성된 피부는 따뜻하다고 느끼는 섭씨 45~60도의 열에 일정시간 이상 지속해서 노출됐을 때에도 화상을 입는다.
이처럼 비교적 낮은 온도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돼 입는 화상을 저온 화상이라고 한다. 보통 48도에서 5분, 50도에서 3분, 60도에서 8초 정도 피부가 노출되면 피부 단백질 변형이 시작된다.
저온 화상을 입으면 피부가 붉게 달아올라 가렵고 따갑다. 화상 정도에 따라 발현 증상이 다르며, 열성 홍반이 생기는 경우 통증이 없어 환자가 모르고 방치하는 일이 생긴다. 이 붉은 반점은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범위가 넓어져 다른 질환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심한 경우, 고온 화상과 마찬가지로 피부에 물집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물집을 함부로 터뜨리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소독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물집 부위에 2차 감염으로 인해 피부 괴사까지 진행될 수 있다.
특히 피부가 열에 의해 파괴되는 동안에도 낮은 온도로 인해 자각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유아나 노약자, 환자 등은 보호자가 먼저 신경을 써야 한다.
저온 화상을 피하기 위해서는 난방기구의 적절한 사용이 우선이다. 전기히터 등 전열기구 사용 시에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며, 몸과 직접 닿는 전기·온수 매트는 그 위에 이불을 깔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20~30분간 온열 기구를 미리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보온을 위해 타이머, 수면 온도 기능에 따라 안전하게 써야 한다. 저온 화상을 입었다면 해당 피부 부위를 10분 정도 흐르는 물에 노출시켜 열기를 빼주는 것이 좋다. 물 대신 얼음을 사용하면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키고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문혜림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저온 화상은 눈으로 보기에 화상이 크지 않다고 해 치료를 미루지만, 보기와 다르게 장기간 노출됐다면 상처가 깊을 수 있다"며 "음주 후에 전열기구를 장시간 사용한다거나 하면 온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