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는 11일 "이번 원내대표 선거로 자유한국당에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가 없어졌다고 본다. 우리는 정말 하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당선사를 통해 "오늘 의원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분열이 아닌 통합을 선택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총 103표 중 68표를 받아 김학용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원내대표와 한 조를 이뤄 출마하는 정책위의장에는 재선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이 뽑혔다.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당 지도부와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태 전 원내대표,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김병준 비대위원장, 정용기 신임 정책위의장, 함진규 전 정책위의장.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폭주, 헌법가치를 파괴하는 속도가 무섭다"며 "우리가 하나로 뭉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지켜내야 할 가치를 같이 지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을 이룬 당"이라며 "먹고 사는 문제부터 꼼꼼히 챙겨서 제2의 경제 기적을 만들어 갈 기반을 이루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거를 하면서 정말 좋았던 점이, 그동안 의원 한 명 한 명을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112명 소중한 의원들 한 명 한 명의 역량과 가치, 철학을 알게 된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2016년 5월과 같은 해 12월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경쟁자였던 정진석·정우택 의원에게 밀려 패배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비박계 출신이지만 선거 초반부터 친박계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운동 내내 ‘중립·중도 통합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나 원내대표가 68표를 얻어 경쟁자인 김학용 후보(35표)를 큰 표차이로 꺾은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비박계가 비대위를 차지해 일방적으로 당 운영을 하는 데 친박계의 불만이 컸기 때문에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계가 똘똘 뭉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비박계 일각에서는 선거 결과를 두고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이 됐다"는 비판적인 해석도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사법고시 24기) 출신으로 2002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전 총재의 대선 패배 이후엔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했다. 18대 총선 때 서울 중구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17∼18대 국회에서 대변인과 최고위원 등을 지내며 당의 간판 여성 정치인으로 자리 잡았다.

일각에선 나 원내대표를 두고 ‘꽃길만 걸었던 정치인’이라고 말하지만, 정치적 시련도 적지 않았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른 보궐선거에서도 박원순 현 시장에게 패배했다.

이듬해 19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당의 요청으로 2014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노회찬 야권 단일 후보와 맞붙을 보수 후보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결국 박빙 승부 끝에 나 원내대표가 승리해 정치 재기 신호탄을 쐈다.

이후 당 서울시당 위원장에 이어 2015년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았다. 20대 총선에서도 배지를 달며 중견 정치인의 대열에 들어섰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승리하며 보수 진영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현직 판사인 남편 김재호(55) 씨와 1남 1녀.

▲서울(55) ▲서울대 법대 ▲부산지법·인천지법·서울행정법원 판사 ▲이회창 대통령 후보 여성특보 ▲한나라당 대변인·최고위원 ▲17∼20대 국회의원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조직위원장 ▲국회 외교통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