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노인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뇌졸중과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문제는 한 번 발병하면 후유증이 심하고 완치도 힘들다는 것이다.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최대한 늦추거나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뇌졸중·치매… 진행 중단이나 완치 어려워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뇌졸중을 겪으면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안면 마비,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등이 발생하거나 심한 경우 식물인간이 된다. 인지 기능 장애가 진행되면 혈관성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치매는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로 구분된다. 혈관성 치매는 주로 뇌졸중 후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특정한 퇴행성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원인으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건망증이 점점 심해지는 단계를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이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급격히 인지기능이 떨어져 치매로 연결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주기적인 MRI 검사나 혈액검사, 인지기능설문검사 등으로 예측할 수 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단계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뇌졸중이나 치매는 현대 의학기술 범주 안에서는 중단이나 완치시킬 수 있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는 외국계 거대 제약회사들도 치매 신약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도 증상 악화를 막는 정도일 뿐이다. 즉 치매가 일단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해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해야
최근에는 뇌졸중과 치매 치료에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상당수 진행되며 주목받고 있다. 줄기세포란 자가 복구 능력을 갖춘 세포다. 우리 몸속에서 노화되거나 손상된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어 항노화(anti-aging) 목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간경화나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등 내과 질환 치료에도 이용된다.
오민철 마디힐신경외과 원장은 "줄기세포 치료로 뇌졸중으로 인한 뇌 세포 손상을 줄이고, 뇌혈관 재생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손상된 뇌 세포 주변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분이 늘어나 뇌 세포 재생 작용을 돕고, 뇌기능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뇌출혈이나 뇌경색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나서 마비 증상이 회복되지 않거나, 신경학적 후유증이 계속된다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뇌손상이 장기화하면 뇌 세포가 퇴화하고 세포벽이 딱딱해진다. 이 경우 손상된 세포 주변에 재생인자가 있더라도 흡수가 되지 않아 줄기세포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치매도 마찬가지다. 이미 치매 판정을 받거나 중증 치매 단계로 접어들었다면 줄기세포 치료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나 치매 위험도 검사에서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다면 줄기세포 치료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마디힐신경외과는 강남 세브란스병원 뇌혈관센터 교수진과 골수유래 자가줄기세포 치료 시도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일본 후쿠오카 규슈 대학교와는 치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