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불 끄기 싫어하는 건 초등학교 저학년 이하 어린이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이럴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불을 켜 놓으면 숙면에 방해가 될까 봐 성장호르몬이 나오지 않는다느니 하는 여러 이유를 들어 불을 끄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이 시기에 어둠을 두려워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어둠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이가 정상적으로 느끼는 다른 많은 두려움 중에서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는 요소다. 아이들이 어둠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괴물이나 귀신이 나타날까 봐, 또는 어딘가 뱀이 숨어 있을까 두려워서다. 조금 나이 든 아이들은 도둑이 나타날까 걱정한다.
아이가 불을 켜고 자야 잘 잔다면 좀 허용해 줘도 된다. 어둠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은 불의 밝기도 자신이 결정하기를 원하는데, 아이가 편안해질 때까지 그렇게 하도록 해도 괜찮다. 불을 켜고 잔다고 부모가 걱정하는 것처럼 건강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불을 억지로 꺼서 아이가 잠을 이루지 못하면 그게 더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부모가 강요하지 않아도 몇 주 정도 지나면 어쩌다 우연히 불을 끄고 자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아이는 불을 끄고 자도 생각했던 것처럼 귀신이나 괴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 뒤부터는 서서히 불을 끄고 자는 데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된다.
아이가 두려워할 때는 혼내기보다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을 인정해 주자. "네 나이에는 누구나 어둠을 무서워해. 엄마도 그랬어. 귀신이 있을 것 같았거든. 그런데 지나고 보니 없더라. 그렇지만 지금 네 나이는 귀신이나 괴물이 무서울 때야." 그다음에 "하지만 네 곁에는 엄마·아빠가 있잖아. 엄마·아빠가 너를 지켜줄게"라고 안심시켜 주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