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재 영입과 맞물려 핵심 기술 역시 중국으로 빠르게 유출되고 있다. 국정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해외로 유출된 핵심 산업 기술 152건의 약 60%인 90건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독일·이스라엘을 비롯한 기술 강국에서도 기업을 인수하거나 인재를 스카우트하는 방식으로 첨단 기술을 빨아들이고 있다. 미국과 독일 정부는 중국 기업의 투자를 저지하는 정책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중국의 전방위 공세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1000명 인재 플랜'을 세우고 해외 고급 인력 영입에 나서는 바람에 미·중 무역 갈등이 촉발됐다고 해석한다.

이처럼 중국이 해외에서 첨단 기술을 속속 빼내면서 우리나라와의 기술 격차도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8월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120개 국가전략기술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중 기술 수준 격차는 2014년 1.4년에서 2016년 1.0년으로 줄어들었다. 산업별 기술 격차도 대부분 감소했다. IT(정보기술) 분야인 전자·정보·통신 산업의 기술 격차는 0.3년, 의료는 0.5년, 바이오는 0.2년 줄었다. 이미 중국이 앞서 있었던 항공우주 분야의 격차는 0.2년만큼 더 벌어졌다.

세계 1위를 지켜오던 산업 분야도 잇따라 중국에 선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섰다. 조선업에서는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중국이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아직 삼성전자가 점유율 19%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4분기 연속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중국 화웨이가 점유율 13%로 뒤쫓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50%를 넘었다. 반도체에서도 최대 1조위안(약 162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중국에 조만간 따라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인공지능(AI) 분야에선 이미 중국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따라잡기조차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