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권이 녹색옷을 벗고 남색옷을 입는다.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2020년부터 발급할 예정인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 시안을 공개했다. 차세대 여권 디자인은 2007년 문체부와 외교부가 공동으로 주관한 ‘여권 디자인 공모전’ 당선작(서울대 디자인학부 김수정 교수)을 기초로,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수정·보완했다.
차세대 여권의 가장 달라진 점은 표지 색상이다. 현행 일반 여권 표지 색상인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뀐다. 표지 안쪽 페이지엔 한국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문양을 다양한 크기의 점들로 패턴화해 전통미를 살렸다. 여권 속지(사증면)에도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이미지를 담았다.
현재 신원정보면의 종이 재질을 폴리카보네이트재질로 변경하고, 사진과 기재 사항을 레이저로 새겨 넣는 방식을 이용해 여권의 보안성도 강화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범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투명성, 내구성과 함께 내충격성, 내열성 등을 갖춰 최근 여권 신원정보면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다.
여권번호도 기존의 ‘영문자1자리+숫자8자리’ 형태에 영문자 1자리를 추가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권번호 고갈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또한 여권에 들어갔던 주민등록번호는 기재하지 않는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권의 국내 신분증 기능 유지를 위한 범정부 연계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와 문체부는 차세대 여권 디자인을 ‘전자책(eBook)’ 형식으로 제작해 부처 홈페이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국민 의견을 수렴해 올해 12월 말까지 최종 디자인을 결정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고도화되고 있는 여권의 위변조 기술에 대응해 2020년까지 보안성이 강화되고, 품질과 디자인이 개선된 차세대 전자여권의 도입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온라인 여권신청 서비스 도입’ 등 국민 편의를 높이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