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중국 정부의 이슬람교도 탄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슬람 식문화인 ‘할랄’까지 제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의 공산당 지도부는 8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계정에 "할랄과의 결전을 선언한다"며 할랄 반대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할랄이 종교와 세속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자칫 이슬람교도가 종교적 극단주의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루무치 공산당 지도부는 앞으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모든 근로자는 할랄이 아닌 음식도 먹을 수 있어야 하며, 이에 따라 구내식당 메뉴도 다양화하겠다고 밝혔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을 일컫는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생산·도축·처리·가공된 식품과 공산품에만 ‘할랄 인증’이 붙는다. 이슬람교도는 할랄 인증이 있는 식품과 공산품만 먹거나 사용할 수 있다. 음식뿐 아니라 치약, 화장품, 휴지에도 할랄 인증이 필요하다.
사실상 중국 당국이 할랄을 제한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최근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이슬람교도 탄압이 있다. 중국은 지난해 종교적 극단주의 단속을 이유로 이슬람교도들이 쓰는 부르카와 전통 수염 등을 금지했다. 최근에는 유엔으로부터 중국이 이슬람교를 믿는 위구르족 100만여 명을 재판 절차 없이 집단수용소에 구금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이슬람 국가들뿐 아니라 미국까지 나서서 중국에 위구르족 불법 구금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수용소는 위구르족을 위한 직업 재교육 캠프일 뿐"이라며 "내정 간섭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에 꼭 필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당국은 이곳의 치안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명목으로 당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군·경찰·보안장비 투입을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