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군복을 입은 ‘코스프레(분장 놀이)’가 또 등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에는 일본군 군복을 입고 거리를 행진하는 행사를 연 중국인 남성이 7일(현지 시각)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다. 중국에서는 올해 2월에도 20대 남성 2명이 난징시 항일 유적지 앞에서 일본군 군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15일 동안 구금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쑤성(江蘇省) 롄윈강시 경찰은 이날 일본군 군복을 입은 10여 명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현장에 있던 10여 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복장을 한 채 모형 칼과 총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었다.

중국 장쑤성 롄윈강시에서 2018년 10월 7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군복을 입은 중국인 10여 명이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이 행사를 주최한 남성 1명을 구속했다.

이날 행진을 이끈 32세 중국인 남성은 자신이 제작한 단편 영화와 지역 자동차 회사를 홍보할 목적으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경찰에 밝혔다. 경찰은 이 남성을 ‘공공질서 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그가 다른 사건에 연루됐는지를 조사 중이다. 행사에 참여한 다른 이들은 체포되지 않았다.

중국 경찰이 이 남성을 구속한 배경에는 1930년대 일본의 침략을 받아 수백만 명이 희생된 중국의 역사가 있다. 오늘날까지 역사 문제로 일본과 갈등을 빚는 중국은 공공장소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복장을 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몸은 중국인이지만 정신은 일본인’이라고 주장하는 ‘정일(精日)’ 단체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 단체는 일본군 코스프레 등을 하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중국 난징시의 항일 유적지에서 일본 해병대 복장으로 기념사진을 찍은 두 중국인 청년이 경찰에 붙잡혀 15일 동안 구금됐다.

지난해 8월 ‘상하이 전투’ 전승지 앞에서 일본군 복장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중국인 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올해 2월에는 중국 청년 2명이 난징 항일 유적지 앞에서 일본 해병대 복장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15일 동안 구금됐다. 난징시에서는 1937년 중국인 30만 명이 일본군에 학살당했다.

중국은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올해 8월 난징시는 지방의회 격인 인민대표대회에 '국가 공공 추모 시설에서 2차대전 당시 일본군 복장을 하는 행위 등을 처벌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도 지난 4월부터 일본 제국주의 침략 미화 행위를 처벌하는 '영웅·열사보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