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매우 크니 옷차림에 유의하세요."
TV 속 기상캐스터들이 아침 저녁으로 이런 말을 한다. 완연한 가을에 접어들면서 낮과 밤 '일교차(日較差)'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일교차는 하루 중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차(差)를 말한다. "일교차가 매우 크다"는게, 지금 이 계절이 일교차가 '가장 큰' 계절인걸까.

기자가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를 활용해 2013년~2017년까지 서울 등 전국 10대 도시의 5년간 평균 일교차를 분석해봤다.

지난 5년 간, 10월 평균 일교차는 최고(평균치) 21.6도, 최저(평균치) 12도로 일교차 평균은 9.6도였다. 하루 기온이 10도쯤 차이 나는 것이다. "아침 저녁 온도 차가 커 옷을 어떻게 입고 다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만한 수치다.

그러나 봄에 비하면 가을 날씨 변덕은 ‘양반’이었다. 일년 중 날씨 변덕이 가장 심한 달은 5월로 5년간 평균 일교차는 11.3도였다. 봄이 시작되는 3월도 10.9도, 4월이 10.8도로 뒤를 이었다. 이어 10월 일교차가 9.5도였고, 2월(9.1도), 6월(8.8도)등이 뒤를 이었다. 일교차가 가장 적은 달은 7월로 7.0도에 불과했다.

요즘 같은 가을(9월~11월) 평균 일교차는 8.9도 안팎으로 집계됐다. 여름(6월~8월) 평균 일교차 7.8도, 겨울(12월~2월) 일교차는 8.7도로 가을과 비교하면 0.2~1.1도 일교차 폭이 적었다.

일교차가 가장 큰 계절은 봄(3월~5월)이었다. 지난 5년 간 봄 평균 일교차는 11도였다. 여름평균 일교차와 비교하면 3.2도나 일교차 폭이 큰 것이다. 봄 일교차 11도는 가을 일교차 8.9도에 비해서도 2도 이상 높은 것이다. 일교차, 날씨 변동성이 적은 계절은 여름-겨울-가을-봄 순이었다.

일교차가 가장 큰 지역은 강원도 춘천이었다. 지난 5년간 춘천의 연간 평균 일교차는 10.9도로 10개 도시 중 가장 컸다. 춘천 지역 3월 평균 일교차는 13.8도였고, 3월~5월에도13.6도를 기록했다. 반대로 봄 3개월간 일교차가 가장 적은 곳은 제주(7.1도)였다.

이번 조사는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광주광역시 △제주 △춘천 △강릉 △청주 △전주 등 전국 10대 도시의 일평균 기온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봄과 가을에 일교차가 커지는 것은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다른 곳에서 불어오는 기단의 영향을 받는다. 기단은 커다란 공기 덩어리의 일종으로 발생지에 따라 고유의 특징있다.

우리나라의 봄과 가을에는 중국 대륙에서 불어오는 양쯔강 기단의 영향을 받는다. 양쯔강 기단은 온난건조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공기 중에 수분이 적어 온도의 변화가 크다. 낮에는 땅이 금방 데워지고, 밤에는 열기가 금방 식는 것. 이러한 현상으로 봄과 가을에 일교차가 커지는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센터장은 "대륙성 고기압(양쯔강 기단)의 영향과 함께 햇빛이 지표면에 도달하는 일사(日射)량의 경우, 가을(9~11월)보다 봄(3~5월)에 더 많다"며 "봄에 지표면 기온이 더욱 올라가기 때문에 가을보다는 봄에 일교차가 더욱 큰 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