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14일 제주민군 복합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서 일본 해상 자위대 함정이 '욱일기(旭日旗·욱일승천기)'를 달고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우리 해군은 자위대에 욱일기 대신 일장기와 태극기를 함께 달고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일본은 "비상식적이며 예의 없는 행위"라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해 일본 군국주의 상징으로 통한다. 일본 해상 자위대는 1954년부터 욱일기를 자위대기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은 1998, 2008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때 욱일기를 달고 참가했다. 하지만 이후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이번 국제관함식에서 욱일기 게양 여부가 문제 되고 있는 것이다.
해군은 논란이 심해지자 최근 일본을 포함해 국제관함식에 참가하는 14개국 전체에 공문을 보내 '해상 사열 시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달아 달라'고 요청했다. 외교부도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우리 국민 정서를 적극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지난 28일 "자위함기 게양은 국내 법령상 의무"라며 "당연히 달 것"이라고 했다. 해상 자위대 간부는 한국 측 요구에 대해 "비상식적이며 예의가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우리 국내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30일 현안브리핑에서 "몰상식과 안하무인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구두 논평에서 "욱일기를 달고 오겠다는 일본이야말로 예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30일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단 일본 군함 입항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이 70여 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