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영양소가 파괴될까 두려워 전자레인지 사용을 자제하고 있었다면 걱정을 한시름 놓아도 되겠다. 편리함을 제공하는 대신 식품 영양소를 파괴한다는 통념과 달리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는 방법이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CNN은 26일(현지 시각)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식품과학과 스콧 랜킨 교수를 인용해 "어떤 조리법을 택하든지 식품 영양소는 파괴된다"면서도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가열하면 식품 영양소 파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최소 작용을 해 영양소 손실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보도했다. 랜킨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식품 조리 온도가 높을수록 △조리 과정에서 수분이 많이 필요할수록 △조리 시간이 길수록 영양소 손실이 늘어난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식품과학과 스콧 랜킨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는 조리법이 식품의 영양소를 가장 적게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레인지는 파장이 짧은 전자파로 음식물에 포함된 물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할 경우, 음식 입자의 온도를 균일하게 상승시켜 목표 온도에 도달하는 데까지 영양소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뜨거운 공기를 음식물에 직접 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오븐 조리 방식은 음식물 표면이 열에 과도하게 노출돼 영양소 손실 가능성이 증가한다.

또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데울 때 별도의 물(액체)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아 식품 영양소가 잘 보존되는 편이다.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데치는 조리법과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가열 방법을 비교해보면 영양소 파괴 정도를 더욱 명확히 볼 수 있다. 끓는 물에서 가열되는 브로콜리는 비타민C와 같은 수용성 영양소를 방출해 물이 초록색으로 변하지만, 전자레인지에선 물이 없어도 브로콜리를 뜨겁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랜킨 교수의 설명이다.

전자레인지는 조리 시간도 상대적으로 짧아 영양소를 덜 파괴한다. 랜킨 교수는 "전자레인지의 장점은 식품을 가열하는 데 필요한 온도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덜 걸린다는 것"이라며 "브로콜리를 큰 냄비에 넣고 1시간 동안 끓인다면, 영양소는 상당히 파괴될 것"이라고 했다.

브로콜리를 끓는 물에 데치는 경우 수용성 영양소가 방출돼 물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영양학 아카데미의 휘트니 린센메이어 영양사는 "채소를 조리할 때도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방법이 물에 음식을 가열하는 방식보다 낫다"면서 "전자레인지용 그릇에 채소와 소량의 물을 담아 전자레인지용 랩으로 그릇을 감싸되,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 귀퉁이를 열어두는 게 좋다"고 했다.

단, 연구에 따르면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 음식의 수분 손실은 다른 조리법에 비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랜킨 교수는 "수분 손실과 영양소 파괴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조리 방식을 택하는지와 상관없이 가장 중요한 것은 조리 시간을 가능한 한 짧게 하는 것"이라면서 "아무리 영양소가 파괴되는 조리법을 사용하더라도 채소나 과일을 먹지 않는 것보단 낫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