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펄펄 끓게 만들었던 올여름 폭염은 이전까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던 1994년 여름 기록을 완전히 갈아치웠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까지 올 한 해 발생한 전국 평균 폭염일수가 31.5일로 1994년 기록(31.1일)을 뛰어넘었다. 폭염일수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3년 이래 46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이 수치엔 아직 9월 폭염일수를 포함하지 않아 수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전국 평균 열대야일수도 1994년 기록을 따라잡았다. 올해 8월까지 기록은 17.7일로, 1994년 기록과 같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가장 최근에 발생한 기록을 높은 순위로 두기 때문에 동률이어도 올해가 1위"라며 "9월에도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1994년보다 열대야 발생일수가 많을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낮 최고기온 기록도 여러 차례 갈아치웠다. 지난 8월 1일 강원도 홍천의 수은주가 섭씨 41도까지 치솟아 종전 최고 기록이었던 1942년 8월 1일 대구의 기온(40도)을 넘어섰다. 지역별 최고기온도 전국 95개 기상 관측소 가운데 57곳(60%)에서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에 머무는 '초열대야' 현상도 기상 관측 역사 111년 만에 처음으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온열 질환 집계가 시작된 5월 20일부터 8월 18일까지 4368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고, 7월 이후 45명이 숨졌다. 행정안전부는 "폭염을 자연 재난에 포함하는 재난안전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를 통과해 7월 이후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시민은 정부의 재난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