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첩보기관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인·구직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인 링크드인(LinkedIn)을 이용해 미국 정부와 기업 기밀에 접근할 수 있는 미국인을 모집하고 있다고 미국 국가방첩안보센터(NCSC)가 밝혔다. 미 당국이 직접 나서 스파이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윌리엄 에바니나 NCSC 국장은 3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가짜 계정을 이용해 링크드인 미국인 회원 수천 명에 접근했으며, 이러한 중국의 ‘매우 공격적인’ 간첩 활동을 링크드인에 전했다고 말했다.

에바니나 국장은 중국이 몇 개의 가짜 계정으로 얼마나 많은 미국인에게 접촉했으며, 실제 포섭된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언급한 것을 미뤄봐 중국의 스파이 포섭 시도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첩보기관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링크드인의 가짜 계정을 이용해 미국인을 스파이로 포섭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미 국가방첩안보센터(NCSC)가 밝혔다.

링크드인은 중국 첩보기관이 외국인 스파이를 모집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매개체다. 앞서 영국과 독일 당국은 자국민에게 "중국이 간첩을 모으려고 링크드인을 사용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와 이란 또한 링크드인을 이용해 간첩 활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링크드인은 200여개 국가에 5억7500만명 이상의 회원이 있으며, 미국인 회원은 1억5500만명에 달한다.

에바니나 국장은 스파이 포섭 시도에 대응해 링크드인이 트위터·구글·페이스북이 취한 조치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란과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가짜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 그는 "최근 트위터는 가짜 계정 수백만개를 삭제했다"며 "링크드인도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당국이 미국 기업 이름을 지목하고 대응 조치를 지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링크드인 신뢰안전 책임자 폴 록웰은 회사가 미 사법당국과 중국 스파이 포섭 시도에 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그는 "부적절한 행위자를 적극적으로 확인하고, 여러 기관으로부터 언질받은 정보를 이용해 파악한 나쁜 계정을 삭제하기 위해서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링크드인은 신원이 불분명한 정치 단체와 연계된 40개 미만의 가짜 계정을 삭제했다고 전했으나, 중국 계정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 첩보기관의 간첩 활동을 부정하며 에바니나 국장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 관리자들이 어떤 증거를 갖고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겠다"며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완전한 넌센스’며 숨은 동기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