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간식 뻥튀기의 인기가 '뻥' 튀어오르고 있다. 대포처럼 생긴 뻥튀기 기계가 길가에서 하나둘 사라지더니 이제는 젊은 사람들 많이 지나다니는 번화가에 세련된 디자인의 뻥튀기 전문점이 생겨난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성신여대 앞 뻥튀기 전문점 '뻥샵'. 각종 만화 캐릭터로 알록달록 꾸며진 가게에서 20대 여성 둘이 저녁 대용으로 먹을 뻥튀기를 고르고 있었다. 이곳에는 콩고물을 고루 바른 '인절미 뻥튀기'부터 까만 콩으로 만든 뻥튀기까지 이색 과자 종류만 30가지가 넘는다. 직장인 김아영(28)씨는 "다이어트할 때면 하루 한 끼는 이곳에서 산 뻥튀기로 때운다"며 "이전에는 '맵단짠'(맵고 달고 짠) 과자가 좋았는데, 이제는 첨가물 없는 뻥튀기가 입맛에 더 맞고 속도 편해서 좋다"고 했다.
뻥튀기 인기는 2~3년 전 20대 취업 준비생 사이에서 유행한 '인간 사료' 열풍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인간 사료란 사료처럼 양 많고 값싼 대용량 과자를 뜻한다. 1㎏에 5000~8000원 수준으로 가격이 저렴해 돈 없는 취준생 사이에서 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옥션이 올해 상반기 간식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20·30대의 뻥튀기·건빵 구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334%) 이상 껑충 뛰었다. 강지영 음식평론가는 "요즘 젊은 사람에게 뻥튀기는 옛날 간식이 아니라 지금껏 못 먹어본 새로운 간식"이라며 "평양냉면의 밍밍한 맛을 난생처음 먹어보는 맛이라며 열광하는 것처럼 심심한 맛 찾는 트렌드 덕분에 뻥튀기도 인기를 끈다"고 했다.
뻥튀기 기계 생산 업체인 신학종합식품기계 신응철 대표는 "요즘에는 길가에서 기계로 큰 소리를 내며 장사했다가는 바로 민원이 들어온다"며 "이 때문에 뻥튀기 노점이 거의 사라지고, 대신 소리가 작게 나는 기계로 뻥튀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