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몽골 하면 드넓은 초원에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연상하지만 수도 울란바토르에선 서울만큼이나 별이 보이지 않는다. 화력발전소 세 곳과 도심을 가득 채운 차량 매연이 대기를 심각하게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몽골 대기 중의 오염물질과 미세 먼지는 고스란히 고비사막, 내몽골고원 등에서 발생하는 황사(黃砂)와 함께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사흘 이내에 도달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4~6월 국내에 유입되는 황사의 80% 정도는 몽골 사막 지역에서 발원한다.
하지만 몽골의 황사 발원과 우리가 받는 영향은 점점 더 심해질 전망이다. 남한 면적 16배 크기인 몽골 땅 77%에서 사막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쭉데르 몽골 기상청 기상·환경 수치모델링 연구과장은 "가축 유목과 광물 채굴 활동이 계속되면서 몽골 땅이 점점 황폐화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한국과 기상 협력을 통해 양국 황사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기상청은 2004년부터 몽골에 각종 기상 관측 시설을 설치하거나 예보 기술 등을 지원하고 있다. 2008년,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고비사막 황사 발원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20m 높이 황사 감시 기상탑을 설치하는 등 몽골에 57억원 규모의 국제개발협력사업(ODA)을 지원하고 있다. 황사 관측 정보는 5분 단위로 위성 전송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몽골 곳곳에 기온, 풍향, 풍속, 기압, 강수량, 습도 등을 자동 측정하는 자동기상관측시스템도 지난해까지 11대 설치했고 앞으로 총 32대 설치할 예정이다.
김신호 기상청 몽골자문관은 "몽골 기상 관측을 개선하면 황사 예측 등 우리 기상 관측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