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전협정 유지 및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유엔군사령부(UNC) 부사령관으로 캐나다 장성(중장)이 내정됐다. 1950년 유엔사가 창설된 후 유엔군 부사령관에 미군이 아닌 제3국 장성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미 7공군사령관 등 미군 중장이 맡아왔다. 유엔사는 6·25전쟁 때 파병한 영국·호주 등 참전 16개국과 한국군으로 구성돼 있으며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이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다.

유엔사 관계자는 18일 "캐나다군의 웨인 에어〈사진〉 중장이 곧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부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 중장은 캐나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수년 전부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한국군 이양 이후 한미연합사가 해체될 경우 등에 대비해 유엔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호주·영국 등의 한·미 연합 훈련 참가 규모를 늘리고 유엔사 참모 조직도 확대했다. 유엔사 부사령관에 비(非)미군 장성이 임명된 것은 이 같은 유엔사 강화 방침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6년 독수리 훈련 때는 호주군 100명과 뉴질랜드군 60명이 극히 이례적으로 한·미 연합 상륙훈련에 참가했다. 캐나다는 에어 중장의 파견을 계기로 유엔사 파견 장교를 기존의 6명에서 15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의 유엔사 강화는 평화협정 체결 후에도 유엔사를 해체하지 않고 기능을 변화시켜 계속 존속시키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