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공포영화 ‘곤지암’(감독 정범식)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심상찮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이 영화가 6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손익분기점(70~80만)을 두 배 가까이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십만 명 이상이 관람하며 흥행을 견인하고 있어 과연 관객 수가 어디까지 치솟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오전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곤지암’은 2일까지 전국 147만 654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날 하루에만 10만 9101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경쟁작들의 개봉에도 6일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눈 높은 관객들의 기대치를 만족시켰다는 것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오늘(3일) 15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곤지암’이 역대 한국 공포 영화 1위로 등극한 ‘장화, 홍련’(감독 김지운)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진위 집계에 따르면 2003년 개봉한 ‘장화, 홍련’은 314만 6217명의 관객들을 동원해 한국형 공포 스릴러의 새 역사를 썼다. 현재까지도 ‘장화, 홍련’의 아성을 위협하는 공포물이 나오지 못했는데 하루가 다르게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곤지암’이 가장 유력한 차기 후보로 보인다.
‘장화, 홍련’은 김지운이 본격적으로 충무로의 주류 감독으로 떠오르게 된 작품이며 배우 염정아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할 기회를, 당시 신인배우이었던 임수정과 드라마 ‘가을동화’로 주목받은 아역출신 문근영에게 높은 인기를 가져다 준 작품이다. ‘곤지암’에도 ‘장화 홍련’과 같은 공포 영화의 공식이 있다면 출연 배우 7인 모두가 신인이라는 점이다.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은 인기 높은 배우가 출연하게 되면, 그가 쌓아온 이미지가 연상되고 캐릭터들이 겹쳐질 것을 우려해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기력과 가능성을 갖춘 배우 위하준, 이승욱, 박성훈, 유제윤, 오아연, 박지현, 문예원 등을 캐스팅했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이라는 흔치 않은 영화 콘셉트를 소화해낼 수 있는 배우들을 찾기 위해 독특한 오디션을 감행했다는 설명이다.
유튜브를 통해 곤지암 정신병원 답사 과정을 생중계하는 공포 채널 호러 타임즈의 멤버 7인은 유학파인 샬롯(문예원 분)을 제외하고 실제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대부분의 공포 체험 장면을 직접 촬영해 체험 공포의 몰입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한국 공포 영화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준 ‘기담’(2007)과 옴니버스 형식의 ‘무서운 이야기’(2012~2013) 시리즈를 통해 꾸준히 공포 장르에 도전하며 연출력을 입증한 정범식 감독이 다시 한 번 ‘곤지암’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한국형 공포물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