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국제축구연맹)가 30일 2018 러시아월드컵 심판진 99명(주심 36명·부심 63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한국 심판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때 한국은 빠지지 않고 월드컵 심판진을 배출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박해용 부심)을 시작으로 2010 남아공월드컵(정해상 부심)까지 5회 연속 월드컵 무대에 섰다.
이 흐름이 2014 브라질월드컵 때 끊어졌다. FIFA가 도입한 '트리오 심판제' 때문이었다. 이는 심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동일 국가나 같은 언어권 심판 3명(주심 1, 부심 2)을 한 팀으로 묶어 경기에 내보내는 제도다. 브라질월드컵을 대비한 특별 팀을 꾸리지 못했던 대한축구협회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는 김종혁(35) 주심을 중심으로 하는 '심판 트리오'를 육성했다.
김종혁 주심은 십자인대 파열로 선수 생활을 접은 뒤 심판의 길을 걸었다.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심판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김 주심은 작년 하반기부터 건강 문제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엔 수술까지 받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김종혁 주심은 국제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월드컵 참가가 확정적이었지만 건강 악화로 아쉽게 러시아행(行)이 무산됐다"며 "이에 따라 한국 부심들도 참가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국제 심판은 월드컵 3년 전부터 매년 10회 이상 국제 대회에 나서 AFC(아시아축구연맹) 등 대륙별 연맹 소속 심판 감독관의 평가를 받는다. FIFA는 이 평가 자료를 토대로 본선 심판 명단을 확정 발표한다. 러시아월드컵 주심은 유럽 10명, 아시아·아프리카·북중미·남미 각 6명, 오세아니아 2명으로 구성됐다. '축구 종가'인 영국 심판이 80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서 배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