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인 17개 메달로 종합 순위 7위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25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쳤다. 지난 9일 개막한 평창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5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나이지리아, 에리트레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콰도르, 코소보 등 6개 나라가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했고, 출전 선수 가운데 여성 비율이 42%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 2007년 중국 창춘에서 열린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만에 국제대회 개회식에 남북이 공동 입장했다.
IOC의 평창 담당 최고위직인 구닐라 린드베리(71) 조정위원장은 “나와 만난 대부분의 사람이 역사상 최고의 겨울올림픽이라고 극찬했다”며 “한국민들은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렀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고 했다.
◇ 한국, 동계 역대 최다 메달...메달종목 다변화, 사상 첫 南北단일팀도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 메달로 지난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거둔 14개 메달 기록을 뛰어 넘었다. 한국은 간판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스피드 스케이팅도 금메달 1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보탰다.
특히 지금까지 빙상 일변도였던 메달 종목을 다변화했다. 남자 스켈레톤 윤성빈(24)은 아시아 선수 썰매 최초의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했고, 돌풍을 일으킨 여자 컬링팀도 두 번째 올림픽 출전 만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키 스노보드 남자 이상호(23)는 은메달로 한국 스키 58년 만에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동계 꿈나무들도 다수 등장했다. 한국 남자 피겨 역대 최고 성적(15위)을 낸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차준환(17),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 아시아 첫 메달을 은빛으로 목에 건 김민석(18),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이승훈의 금빛 조력자로 꼽힌 스피드 스케이팅 신예 정재원(17) 등이다.
올림픽 역사상 첫 남북 단일팀으로 꾸려진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5전 전패하며 최하위인 8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20일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서로 얼싸안는 모습을 보였다.
◇ 개회식 공동기수 남북 선수단, 폐회식엔 각자...배우 이하늬 깜짝 등장
이날 폐회식 애국가는 가수 장사익이 초등학생들과 함께 불렀다. 배우 이하늬는 폐막식 첫 번째 공연인 '조화의 빛'에서 전통무용수로 깜짝 등장해 '춘앵무'를 선보이기도 했다. 춘앵무는 봄 꾀꼬리를 상징하는 조선시대 궁중 무용 중 하나다.
올림픽에 참여한 각국 선수들은 판소리를 배경으로 나라 구분 없이 자유롭게 입장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남북 선수단은 공동 기수를 내세웠던 개회식과 달리 매스스타트 금메달리스트 한국 이승훈 선수와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한 북한 김주식 선수를 각자 기수로 선정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태극기를 흔들고,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와 한반도기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입장했다.
이번 대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공식 마스코트 수호랑은 1988 서울 하계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와 함께 등장했다. 또 개막식 때 오륜기를 표현해 화제를 끌었던 드론은 수호랑으로 등장하더니 모습을 바꿔 하트를 표현했다. 개막식 당시에는 강한 바람 때문에 사전녹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날 폐막식에서는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됐다.
또 이날 폐막식에서는 동계올림픽의 마라톤이라고 불리는 크로스컨트리의 최장거리 종목인 남자 50㎞ 단체출발 클래식, 여자 30㎞ 단체출발 클래식에 대한 시상식도 진행됐다. 핀란드의 이보 니스카넨 선수와 노르웨이의 마리트 뵈르겐 선수가 각각 남자 50㎞와 여자 30㎞에서 금메달을 받았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새롭게 뽑힌 신임 선수위원들도 발표됐다. 선수와 IOC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맡는 IOC 선수위원으로는 미국 크로스컨트리 키컨 랜드 선수, 핀란드 아이스하키 엠마 테르호 선수가 꼽혔다. 이들은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올림픽기는 심재국 강원도 평창군수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건넸고, 바흐 위원장이 다시 차기 올림픽 개최지인 베이징의 천지닝 시장에게 전달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이었던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차기 동계올림픽 인수공연도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