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예지은(23)씨는 스스로를 '파데(파운데이션) 유목민'이라 부른다. '파데 유목민'이란 얼굴에 맞는 파운데이션 화장품을 찾지 못해 이 제품 저 제품 다 써보는 사람을 일컫는 말. "피부에 어울리는 제품을 찾다보니 갖고 있는 파운데이션이 어느새 15개를 넘는다"는 예씨는 "어떤 제품을 쓰느냐에 따라 피부 결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초 화장품인 파운데이션을 잘 찾아야 한다"고 했다.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파데 유목민'이 늘고 있다. 파운데이션은 기미, 주근깨 등을 감추기 위해 얼굴 전체에 발라 피부색을 균일하게 정돈해주는 화장품이다. 사람마다 피부 특징이 다르고 계절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원하는 제품을 단번에 찾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인터넷에는 '파데 유목민, 도와주세요'란 제목과 함께 자신의 얼굴색과 건성·지성 등의 피부 특징을 적어놓은 글이 많다. "파데 유목민, 정착하고 싶지만 또다시 유랑을 떠나요"라고 적어 올린 사람도 있다. 유튜브에서 '파데 유목민'을 검색하면 1000여 개 영상이 나온다. 얼굴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는 방법과 브랜드별 제품 설명이다.

뷰티 업계는 '유목민'들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파운데이션 가짓수를 늘려 가고 있다. 대다수 브랜드가 파운데이션 색상을 5~10가지씩 선보인다. 화장품업체 '에스쁘아'는 기존 제품과 섞어 사용할 수 있는 흰색 제품을, '이니스프리'는 보습, 색상 등을 골라 사용할 수 있도록 50종을 출시했다. '에스티 로더' 관계자는 "파운데이션 주력 제품 매출이 얼굴 메이크업 제품 전체의 65%를 차지한다"며 "깨끗한 피부를 선호하는 국내 여성 소비자들은 계절이나 피부 상태에 따라 다른 파운데이션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