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하지만 아이는 낳지 않는 무자녀 부부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결혼한 신세대 부부일수록 더 그렇다. 이 때문에 2035년엔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보다 부부만 사는 가구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추계까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1984년 결혼한 부부 중 자녀를 한 명도 안 낳은 경우는 2%였다. 그러나 2005~2009년 결혼한 부부 열 쌍 중 한 쌍(9%)이 무자녀 부부였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2% 내외에 그친 무자녀 부부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아이를 덜 낳는 게 아니라 아예 안 낳는 부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기준 국내 무자녀 부부는 33만3000쌍으로 2000년(25만8000쌍)보다 1.3배 가까이 늘어났다.

가장 최근인 2010~2015년 결혼한 부부 중에선 세 쌍 중 한 쌍(37.2%)이 무자녀 부부였다. 아직 결혼한 지 얼마 안 되는 부부까지 포함된 수치지만, 기대 자녀 수(앞으로 낳으려고 생각하는 자녀 수)가 0명인 부부도 8.2%에 달했다. 경제적 사정이나 난임 등에 따라 낳고 싶어도 못 낳는 경우가 있어 실제로 낳는 자녀 수는 기대 자녀 수보다 적은 게 보통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향후 자녀가 없는 부부는 8.2%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2045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2015년 전체 가구 중에서 부부만 함께 사는 가구는 15.5%였다. 반면 부부가 자녀와 함께 사는 가구는 32.3%로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러나 2035년에는 무자녀 부부 비중이 커지면서 부부만 사는 가구의 비중이 20.7%까지 늘어나 부부·자녀 가구(19.3%)를 능가할 전망이다. 2045년에는 부부 가구 21.2%, 부부·자녀 가구 15.9%로 추정됐다.

여기에 1인 가구까지 급증(2015년 27.2%→2045년 36.3%)하면서 28년 뒤엔 두 집 중 한 집(57.5%)이 자녀 없이 살게 될 것이라고 통계청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