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가 미국의 의료비용을 낮추기 위해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든다고 미 주요 언론들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들 3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 직원들의 의료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해 이윤을 목표로 하지 않는 헬스케어 법인을 공동창립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사업은 3개 업체 120만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할 예정이다. 상품 설계사 영입·최고경영자(CEO) 선임 등 구체적인 사안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일은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공동법인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은 전 세계 국가 중에서 국민의 의료비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로 꼽힌다. 지난해 미국 경제에서 헬스케어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육박한다.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해온 버핏 회장은 성명을 통해 의료비를 “굶주린 기생충”이라고 비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이익을 취하는 인센티브 제도와 각종 제약을 없앨 것”이라며 “직원과 가족, 나아가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해법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대기업들이 의료 비용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버라이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IBM, 셸 오일 등 20개 회사는 2년 전 직원들의 의료 서비스 구매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헬스 트랜스포메이션 얼라이언스(HTA)’에 가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 CVS헬스가 건강보험 회사 애트나를 690억달러에 사들였다.
이날 발표는 ‘유통 공룡’ 아마존이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해 전자상거래분야에서처럼 헬스케어 시장의 수익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CNN은 지난해 12월 아마존이 밀란(Mylan), 산도즈(Sandoz) 등 복제약 제조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 3사의 궁극적인 목표가 고용 비용을 낮추는 데에 있다고 주장했다. WP는 브랜다이스 경영대학원 교수 벤자민 고메스의 말을 인용, “이들 회사는 모두 수익 창출의 대가”라며 “직원들의 의료 비용을 낮춘다는 것은 결국 고용 비용을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