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그룹 캐피탈 원(NYSE:COF)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최고경영자(CEO)인 리차드 페어뱅크가 억만장자가 됐다. 억만장자는 순자산이 미국 달러로 환산해 10억달러를 초과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각) “리차드 페어뱅크 캐피탈 원 CEO가 혁신전략의 성공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 등 호재에 힘입어 순자산을 11억달러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캐피탈 원 주가는 지난 4일 기준으로 사상최대인 주당 101.43달러를 기록했다.

리차드 페어뱅크 캐피탈 원 CEO

페어뱅크 CEO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 M&T뱅크코퍼레이션의 밥 윌머스 CEO에 이어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4번째 금융권 CEO가 됐다.

페어뱅크 CEO는 30년도 되지 않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캐피탈 원을 미국 10대 은행 리스트에 드는 종합금융회사로 키워낸 인물이다.

지난 1994년 캐피탈 원을 창립한 그는 고객 정보를 세분화한 데이터로 맞춤형 카드 마케팅을 하는 혁신적인 전략을 고안해냈고 캐피탈 원은 미국 8대 은행, 전 세계 500대 기업 중 112위로 올라섰다.

보유 재산 등을 토대로 추려 세계 최대 부자 500명을 선정하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주식 등을 포함한 페어뱅크의 순자산은 약 11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04년 이후에는 지분 매각 및 현금 보상으로 약 5억달러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캐피탈 원의 누적수익률은 미국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S&P500 지수의 누적수익률 650%의 3배가 넘는 22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신용카드 대출에서는 미국 내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캐피탈 원은 트럼프 정부가 금융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세율을 당초 35%에서 21%까지 낮추는 세제개혁안을 통과시키면서 경쟁사인 디스커버금융서비스(DFS) 등과 함께 혜택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임금지수(Bloomberg Pay Index)에 따르면 페어뱅크는 지난 3년간 봉급이나 보너스를 일절 받지 않았지만 연봉 대부분은 주식 옵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평균 1800만달러 어치의 주식 옵션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탈 원의 주식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월가의 평가를 고려하면 페어뱅크의 순자산 규모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의 제라드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미국 경제의 상승 흐름과 경기 호전, 신용도의 지속적 상승과 규제완화 기조 등을 고려했을 때 캐피탈 원의 최고점은 아직 더 갱신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