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결과를 보면 국어 영역 만점자가 3214명으로 작년(1277명)보다 1937명이 늘었고, 과학탐구 영역도 물리Ⅱ를 제외한 나머지 일곱 과목 모두 만점자 수가 증가했다.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 영역은 원점수 90점 이상인 1등급 비율이 5만2983명으로, 10.03%에 달한다. 김진건 정보학원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상위권의 경우 영어 1등급이 큰 의미가 없지만, 2등급 이하는 영어 성적을 적용하는 방법이 대학마다 다르므로 가장 적합한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어의 변별력이 줄면서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탐구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강현 이강학원 대표원장 역시 "영어 성적 반영 방식도 잘 따져봐야 한다"며 "예컨대 이화여대의 경우 영어 1·2등급 간 점수 차가 10점에 달하기 때문에, 영어 2등급 학생은 1등급 학생보다 나머지 과목에서 10점 이상 더 받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상위권 학생들의 자연계열 선호 현상이 지속하면서 수능에서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 응시 인원이 점점 늘고 있다. 또한 의대 진학을 원하는 재수생이 증가하고, 이번 수능에서 국어, 수학 가형, 과학탐구 만점자가 늘면서 자연계열 수험생의 경우엔 더욱 꼼꼼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8학년도 정시모집 체크포인트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험생은 첫째 수능 성적 활용지표를 확인해야 한다. 최상위권·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국어·수학 과목은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탐구과목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이와 달리 중상위권 이하 대학은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과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혼재돼 있다. 따라서 자신의 성적이 백분위와 (변환)표준점수 중 어느 쪽으로 반영했을 때 더 유리한지 확인해야 한다. 이강현 원장은 "다만 탐구와 제2외국어·한문 영역 등에서 성적표 상의 표준점수가 아닌 백분위에 의한 대학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이 많다"며 "지원 전 각 대학이 발표하는 탐구 변환표준점수를 반드시 확인하고 자신의 유불리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수시 이월인원을 포함한 최종 정시 모집인원을 확인한다. 이강현 이강학원 대표원장은 "최종 모집인원은 추가 합격이나 최종 합격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고려대·연세대만 봐도 수시모집 인원의 12%가량이 정시모집으로 이월된다. 작년의 경우 연세대 351명, 고려대 142명이 정시모집 인원으로 이월됐다. 서울 주요 10개 대학을 놓고 보면 작년 수시 이월인원이 1309명에 달했는데, 이는 적지 않은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셋째, 대학별 수능 반영 과목이나 가산점 유무, 동일계열 지원, 교차 지원 여부 등 대학별 특이사항을 점검한다. 대부분 대학은 수능 4개 영역을 반영하지만, 대학에 따라 2~3개 영역만 반영하기도 하고 탐구과목을 1과목만 반영하기도 한다. 또한 수학 가형, 과학탐구Ⅱ 등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을 확인하고, 중앙대 동일계열 모집 등 지원 자격이 제한된 학과도 확인해야 한다. 지원자격 제한이 있을 경우 합격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김진건 소장은 "전공 구분없이 통합 선발하는 이화여대처럼 대학별 변경사항도 반드시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넷째, 예년의 경쟁률과 입시 결과를 참고한다. 김진건 소장은 "다만 올해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달라진 점이 많으므로 전년도 입시의 합불 점수보다는 '상위 누적 백분위'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며 "목표 학과의 최근 3개년 경쟁률과 함께 날짜별, 시간대별 경쟁률 추이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다섯째, 제2외국어/한문의 사회탐구 대체 여부를 확인한다.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탐구영역의 중요성이 커졌다. 고려대·서강대 등이 탐구 대체 제도를 폐지했지만, 연세대·성균관대 등 수도권 19개 대학은 여전히 탐구 대체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가·나군에서 '안정 1·적정 1' 전략 펴야

수험생들은 이제 모집군별로 적게는 3~4개, 많게는 6~7개 대학을 선택해서 전형 방법과 활용지표 등을 정리해야 한다. 이강현 원장은 "올해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실제로 성적이 반영되는 영역이 3개(국어·수학·탐구)로 줄어 동점자가 예년보다 늘 것으로 보인다"며 "'동점자 처리 기준' 등을 포함해 목표 대학의 전형안은 완벽하게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건 소장은 "지원 대학별로 자신의 환산점수와 예상 배치점수를 비교한 후 안정·적정·소신 지원 여부를 냉정하게 판단하라"며 "안정·적정·소신 지원을 판별할 때 최상위권 수험생은 자신의 환산점수와 예상 배치점수 차를 좁게 가져가고, 그 아래로 갈수록 성적 분석 오차가 클 수 있으므로 점수 차이를 좀 더 크게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드시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가·나군에서 '안정 1, 적정 1' 혹은 '안정 1, 소신 1' 전략을, 재수까지 각오한다면 '적정 1, 소신 1' 혹은 '적정 2' 전략을 세우도록 한다. 김진건 소장은 "다군은 경쟁률이 높고 추가합격 등 변수가 많으므로 안정·적정의 판단은 가·나군에서 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예년 입시 결과를 보면, 안정적인 지원 기조로 인해서 학과 서열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서울대 환산점수로 경영이 532점인데 반해 소비자아동학부가 533점, 연세대 경영이 593점인데 국어국문학과가 595점, 고려대 경영이 593점인데 식품자원학과가 596점의 합격선을 형성하기도 한다. 특히 인문계열에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발생했는데 올해도 이런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목표로 정한 학과라면 소신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최상위권은 수능 백분위 점수 기준으로 인문계열은 292점(국수탐)+1등급(영), 자연계열은 289점(국수탐)+1등급(영) 이상이다. 인문계열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성균관대 상위권 학과, 자연계열은 의대 및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수준이다. 김진건 소장은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이후에는 국·수·탐 3개 영역으로 변별해야 하고, 개인별 환산 점수가 촘촘히 붙어 있으므로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확인한 후 가·나군에서 안정과 소신을 좀 더 명확히 구분해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시 의대는 지난해 1048명에서 107명 감소한 941명을 선발하지만, 최상위권 의대의 경우 오히려 인원이 증가했다. 모집인원 감소, 쉬운 수능 그리고 최상위권 재수생의 유입으로 인해 의대 지원생의 성적 분포가 촘촘히 늘어서 있으므로 세심한 분석이 요구된다. 서울권 의대는 백분위 기준(국수탐) 296점, 수도권 의대는 294점, 지방권 의대는 291점 이상으로 예상한다. 의대의 경우 수시 이월인원이 2016학년도 129명, 2017학년도 87명 등 적지 않았으므로, 최종 모집인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대부분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지만 순천향대 의대, 가천대 의대, 경인교대 등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자신의 성적이 어느 쪽에 유리한지도 정확하게 분석한다.

상위권은 수능 백분위 기준으로 인문계열은 282점(국수탐)+1~2등급(영), 자연계열은 275점(국수탐)+1~2등급(영) 이상이다. 수능 성적 기준으로 서울 소재 상위 11개 대학 지원 가능한 수준이다. 상위권 수험생은 진로가 명확한 일부를 제외하고는, 11개 대학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학과보다는 대학 위주로 지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인문계열의 경우 상위 인기학과에 지원 가능한 수험생들이 오히려 한 단계 더 높은 대학의 하위학과로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가·나군의 서울 주요 대학 인기 상위권 학과는 추가 합격 비율이 높다. 가·나군 중에서 안정적인 곳 하나를 확보한 상태라면, 상위 인기학과를 소신껏 지원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중상위권은 수능 백분위 기준으로 인문계열은 262점(국수탐)+2~3등급(영), 자연계열은 259점(국수탐)+2~3등급(영) 이상이다. 수능 성적 기준으로 서울 소재 대학과 수도권, 지방 국립대학 상위 인기학과에 지원 가능한 수준이다. 중상위권 대학은 대학 수가 많은 만큼 전형방법도 다양하고 수능 성적 활용지표도 다양하다. 자신에게 유리한 반영비율, 반영과목 및 활용지표를 잘 점검해야 하는 구간이다. 김진건 소장은 "대학이 많이 포진한 만큼 경쟁률도 높지만, 자신만의 강점을 잘 분석해 지원한다면 합격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가·나군에서 안정적인 한 곳을 확보하고, 다군에서 모집인원의 3~4배에 달하는 추가 합격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해 소신 지원해 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중하위권은 4년제 대학을 목표로 하는 구간이다. 국어·수학·영어·탐구 4개 영역 모두를 반영하는 대학도 있지만 3개 영역, 혹은 2개 영역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다. 따라서 4개 영역 합산 점수는 좀 낮더라도 과목 간 편차가 있는 학생이라면 자신이 유리한 영역을 잘 조합해 맞춤 지원해야 한다. 이 구간 대학의 경우 학생부 성적을 일부 반영하는 학교도 있으므로 수능뿐 아니라 학생부 성적까지 고려해서 지원한다. 중하위권은 예상 배치점수보다 합격선의 변동 폭이 크므로, 지난 3년간의 경쟁률 추이를 잘 분석한 후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