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김재훈(61·사법연수원 13기) 대표변호사는 지난 13일 오후 6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40주년 기념식에서 “광장은 40년 전부터 국제화와 전문화라는 훌륭한 설계도 위에서 선배들이 후배들을 최고의 프로로 키우겠다는 교육 정신과 배려 정신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로펌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13일 열린 법무법인 광장 40주년 기념식 행사장 앞에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광장의 성장과정이 전시돼 있다.

◆ 40년 전부터 시작된 전문화

광장은 1990년대부터 전문화를 추진했다. 당시 설립자인 이태희(77·고등고시 14회) 변호사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 법률시장 개방 등의 여파로 전문화하지 못한 로펌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전문 변호사 육성에 공을 들였다.

광장은 1990년대부터 기업자문, 증권금융, 송무, 지식재산권(IP) 4개 분야로 그룹을 나눠 전문 변호사를 길러내기 시작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현재는 금융·통신·제약 등 업종별, 조세·통상·노동·환경 등 분야별로 세분화해 30개가 넘는 전문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장은 올해에만 미국 법률전문지 ‘아메리칸 로이어’(American Lawyer)가 주최한 ‘아시안 리걸어워즈(Asia Legal Awards) 2017’ 시상식에서 올해의 지식재산권(IP) 로펌, 영국 유로머니가 발간하는 법률전문지 ‘아시아로’가 주최한 제1회 ‘Asia Pacific Legal Practice Awards’시상식에서 ‘구조조정 및 도산’, ‘에너지·자원’ 분야의 올해의 로펌, 2017 Asia IP Awards에서 대한민국 특허 부문 최우수 로펌으로 선정됐다.

광장은 아시안리걸비즈니스(ALB)가 선정한 'ALB 한국법률대상(Korea Law Awards) 2017'의 7개 부문, 영국의 경쟁법 전문 매체인 GCR의 ‘아시아·평양·아프리카 지역 올해의 행태적 위반행위 규제 사건 상”(Behavioral Matter of the Year – Asia-Pacific, Middle East and Africa)’ 등도 받았다.

◆ 후배들을 위해 모두 내려 놓고 떠난 창립자의 ‘광장 정신'

광장 설립자인 이태희 변호사가 40주년 기념식에서 광장의 성장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으로 상영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광장 설립자인 이 변호사도 참석했다. 이 변호사는 “광장은 한국 경제와 함께 성장했다”며 “AI(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이 발전할수록 법률가의 역할이 중요해지기 때문에 규모가 커질수록 전문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977년 자문 위주의 한미합동법률사무소(Lee&ko)를 설립했다. 그는 2001년 당시 송무 전문 로펌이던 광장과의 합병을 이끌었다. 이 변호사는 한미라는 이름을 양보하고 영문 이름은 한미가 쓰던 ‘Lee&ko’로 결정하는 등 양보와 화합으로 송무와 자문을 겸비한 최적의 합병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장은 2005년 특허업계 선두권인 제일국제특허법률사무소와도 합병했다. 당시 법무법인 간 합병 사례는 있었지만 대형로펌과 특허사무소가 합병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변호사는 광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인 경영 체계보다 운영위원회 체계가 돼야 한다며 1999년부터 의결기구인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광장을 경영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이태희 변호사가 운영위원회를 만든 뒤 5년간 후배들을 훈련시켰고, 그 이후 5년간 2세대 후배들에게 경영을 전적으로 맡겼다”고 말했다.

운영위원회는 중요 경영 사안은 물론 변호사들이 가장 민감해 하는 사건 배당 문제도 관여하고 있다. 일반적으론 사건을 따온 변호사가 수임하지만 광장 운영위는 로펌 내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변호사에게 사건을 배당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 변호사는 모든 지분을 후배들에게 넘기고 2009년 은퇴했다. 후배들은 설립자에 맞는 대우와 역할을 청했지만 이 변호사는 은퇴식도 없이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 변호사는 “광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모습을 볼때마다 후배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광장이 한국 로펌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 김 대표변호사는 1986년 광장의 전신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에 입사해 대표변호사까지 오른 광장 역사의 산증인 중 한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