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성화봉송 주자로 달려
한국에 귀화해 가족 일궈
광주광역시=권경안 기자
“한국에서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오는 26일 광주(光州)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는 성화(聖火)를 들고 달리는 김디나(34)씨는 조용하지만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지난 2011년 결혼과 함께 중앙아시아 북부에 있는 내륙국 키르기스스탄에서 귀화, 광주에서 가정을 일구고 있는 김씨는 성화봉송주자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한국말도 잘 하지 못해 어려웠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문화도 달라 고생을 많이 했어요. 힘들었지만 이겨내고 지금은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에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에서 올텐데, 이제는 한국인이지만, 다른 나라 출신으로서 참여해보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세계인들이 함께 하는 스포츠 제전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이 뜻이 깊겠다는 말이었다. 학창시절 달리기와 배구를 즐겨했다고 한다.
남편의 성을 따랐고, 이름은 원래 이름의 앞부분 두 글자라고 했다. 키르기스스탄에 업무로 와있던 남편과 만나 결혼하였다. 지금은 다섯살, 세살난 아들과 딸을 두고 있다. 자상한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며, 여기 표현으로 효도하며 사는 모습을 아들, 딸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먼 나라에서 이곳에 온 만큼) 삶의 의미를 찾으며 살고 싶다고도 그는 말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대학에서 통신기술을 전공했다. 지금은 한국어를 (표준어로)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그는 한국어와 러시아어의 통역을 전문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와 만난 날도 통역업무를 하기 위해 조선대학교에 갈 예정이었다. 중앙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병원이나 대학 등지에서 통역의 필요성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