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Al-Waleed Bin Talal) 왕자 체포 소식이 전해졌다. 알-왈리드 왕자는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각) CNN머니는 투자회사 킹덤홀딩(Kingdom Holding) 주가가 소유주인 알-왈리드 왕자의 체포 소식에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킹덤홀딩 주가는 이틀 동안 약 12% 하락했다.
사우디의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는 부정부패 척결을 빌미로 반(反)부패위원회를 출범하고 전·현직 장관급 인사 3명과 알-왈리드 왕자를 포함해 왕자 11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에 구금된 상태다.
일부 외신은 이번에 구금된 인사들은 그간 왕세자의 개혁 운동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정부에 비판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왕세자가 향후 국왕에 올랐을 때 해당 인사들이 권력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사우디 법무장관은 “구금된 인사들의 무고함이 입증되기 전까지 현재 체포된 인사들은 모두 죄인으로 간주한다”며 “개개인에 대한 법적 권리는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지난 1991년 미국 시티그룹(NYSE:C) 지분을 인수하며 월스트리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인물이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는 은행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지분을 늘리는 행보를 보이며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킹덤홀딩 측 보고서에 따르면 알-왈리드 왕자는 시티그룹 외에도 애플(NASDAQ:AAPL), 트위터(NYSE:TWTR), 차량 공유서비스업체 리프트(Lyft)와 중국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JD.com) 등에 투자하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는 포시즌스(Four Seasons)와 아코르(Accor), 사보이 등 유명 호텔 브랜드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과 21세기폭스 지분 인수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사우디에서도 킹덤홀딩의 영향력은 크다. 킹덤홀딩은 현지 부동산 시장을 시작으로 사우디 수도 리야드(Riyadh) 내 대형 건설 및 항공 프로젝트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