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는 마음을 꽉 닫게 하지만은 않았다. 슬쩍 걷힐 때면 화려한 단풍 풍경이나 몽환적 풍경을 연출해 클라이머 마음을 들뜨게 했다. 제3봉 하강 도중 바라본 제4봉. 우측 벽 중앙 크랙을 타고 올라 숲지대를 거쳐 정상부 가운데로 길을 잇는다.

몽유도원경 속 바위꾼들의 춤사위

개 속 산행-. 기대했던 오색빛깔 단풍이 칙칙한 안개에 가려 답답했다. 시간이 길어지자 짜증도 났다. 하지만 한순간 내리쬐는 햇살에 골짜기가 오색빛깔 풍광을 드러내고 거친 암봉과 암릉이 솟구칠 때면 가슴 벅찼다. 그래서 더욱 멋지고 신비감 넘치는 가을, 가을 설악이었다.
제1봉 2피치 등반을 앞둔 일행들이 김한진씨 등반을 지켜보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안개 속의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질감 좋은 암벽과 로프 하강하는 클라이머의 자연스런 조화가 그림처럼 느껴진다. 제5봉 하강.
일곱 개 암봉이 연이어지는 칠형제봉 암릉은 안개가 오락가락하면서 천의 얼굴을 보여 주었다. 오른쪽 밑으로 한계령도로가 보인다. 제3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칠형제봉 암릉.
이상호씨가 크랙 구간에서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제5봉 3피치.
제3봉 하강.
물에 젖은 크랙 등반은 매우 까다로웠다. 제3봉 1피치.
‘우회로탐사대원들’. 왼쪽부터 황지원, 박미숙, 김성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