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아래 두 장의 ‘북극 여우’ 사진을 보자.
북극여우는 육식을 하는 개과(科)의 포유동물로, 캐나다·아이슬란드·핀란드 등 추운 지방에서 서식한다. 몸길이 50~60cm에, 몸무게는 다 큰 암컷이 3.2kg, 수컷이 9.4kg정도다. 비교적 작은 여우종(種)이다. 그런데 왼쪽 사진의 북극여우는 무게가 약 18kg으로, 살이 접히도록 찐 뱃가죽은 늘어졌고, 목 주변 살은 얼굴을 뒤덮을 것 같다.
무슨 일일까. 바로 북극여우의 털 때문이다. 북극여우의 털은 다른 일반 여우에 비해, 보온 기능이 50% 가량 더 뛰어나다고. 게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털이 200% 가량 더 자라, 영하 70도의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당연히 모피 의류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동물이라고.
위의 대조적인 두 사진은, 핀란드 사육업자들이 '모피 생산량'을 극대화하려고 북극여우를 우리에 가둬 놓고 일부로 살을 5배 정도 더 찌운 결과다.
24일 핀란드의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을 위한 정의(Justice for Animal)'는 "동물들의 살을 일부러 더 찌우는 것은 농장 주에게는 더 많은 이익을 줄지 몰라도, 동물들은 잔인하게 살을 찌워야 하는 고통에 시달린다"며 자국 내 북극여우 사육의 비윤리적 실태를 고발했다.
이 협회는 이렇게 사육된 ‘비만 북극여우’의 털이 루이뷔통(Louis Vuitton) 같은 유명 브랜드의 모피 의류 소재로 쓰인다고 주장했다. 루이뷔통 사는 또 매년 동물 250만 마리의 털을 유통하는 핀란드의 모피 유통사 ‘사가 퍼(Saga Furs)’의 주요 고객이라고. 루이뷔통 영국 웹사이트에서 북극여우 털로 만든 조끼는 4500파운드(약 690만 원)에 팔린다.
‘동물을 위한 정의’ 측은 “털을 벗겨 옷을 제작하는 돔물 학대 및 도살 행위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