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야채나 과일을 조각해 모양을 내는 카빙(carving) 기술을 배운 정효선씨가 손수 조각한 수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방콕으로 여름휴가를 떠난 정효선(26)씨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카빙(carving)'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카빙'은 야채나 과일을 조각해 모양을 내는 기술. 음식에 장식을 많이 하는 태국이 유명하다.

정씨는 프로그램 운영자와 함께 재래시장에서 직접 장을 봤다. 4시간 수업에 지불한 금액은 55달러(한화 약 6만3000원). 정씨는 "잠시나마 방콕의 주부가 된 기분이었다"고 했다.

유명지 관광 대신 특별한 체험을 하는 여행이 늘고 있다. 특히 '현지인처럼 살아보기'가 인기다. 올해 4월 파리 여행을 간 김현호(31)씨는 에펠탑 대신 재래시장을 찾아 프랑스 식재료와 자신에게 맞는 치즈 고르는 법을 배웠다. 김씨는 "그 많던 한국인 관광객이 재래시장에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아 깜짝 놀랐다. 파리지엥이 된 것 같아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찾은 미국인 재럿(30)씨는 서울 서대문구 한 가정집에서 2시간 동안 잡채, 김밥, 겉절이 만드는 법을 배웠다. 음식을 만든 후에는 중국인 2명과 함께 소주를 곁들여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했다. 이 비용은 7만원. 재럿씨는 "같은 식사를 식당에서도 할 수 있지만, 서울에 사는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볼 수 있어 만족했다"고 했다.

여행 업계에 따르면 '한국식 집밥 만들기'는 서울에서 제일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로수길에서 스타일링하기(외모 꾸미기)' '도자기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

짧은 연수를 하듯 직업 관련 체험을 하고 오기도 한다. 일러스트레이터 곽유진(30)씨는 올해 4월 영국 런던을 찾아 '실크스크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역에서 유명한 예술가에게 패턴이 들어간 벽지를 인쇄하는 법을 배웠다. 곽씨는 "전공을 살려 한국에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여행 노트북을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을 해볼까 한다"고 했다.

현지인과 관광객을 연결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늘고 있다.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11월 집주인이 방뿐만 아니라 현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트립' 서비스를 12개 도시에서 시작했다. 그 프로그램이 500개에서 최근엔 1800개로 늘었다.

[현지인처럼 여행하기… 가족과 함께 제주를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

[에어비앤비 "백인 우월주의자 숙박 임대 계약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