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NASDAQ: GOOGL)의 성차별 메모 논란이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은 8일(현지시각) “구글이 지난 7일 성차별을 정당화한 문서 작성자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어를 해고했지만, 다모어가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성차별 정당화를 주장한 내부 문서 작성으로 해고 당한 구글 전 엔지니어 제임스 다모어(James Damore)

제임스 다모어는 지난주 사내 홈페이지에 10쪽 분량의 문서를 통해 남녀의 임금격차나 기업 내 지위가 생물학적 차이에서 발생한다는 주장을 해 논란을 일으켰고, 7일 구글 본사로부터 해고 통지를 받았다.

제임스 다모어는 이에 대해 부당해고라고 주장했다. WSJ는 “다모어가 가능한 모든 법적 구제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노동 문제를 담당하는 연방 정부 기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다모어는 미국 수정 헌법 1조를 언급하며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는 직장 내에서도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무 환경 내에서도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며 이번 해고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모어가 작성한 ‘구글의 이상적인 생태계’라는 제목의 문서에는 구글 내 정치적 다양성과 남녀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구글 내부 직원들은 소셜미디어에 작성자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며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성차별 문서는 전 언론사 페이지를 장식하며 실리콘 밸리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구글의 다니엘레 브라운 다양성·통합 담당 부사장은 “구글이 지지하거나 장려하는 관점이 아니다”라며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회사 안팎으로 번졌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제임스 다모어의 사고와 행동이 편견과 차별 없는 사내 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명기한 구글의 행동 강령에 위배된다”며 다모어의 해고를 암시했다. 그는 이어 “동료들에게 생물학적 특성을 가지고 직업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것은 공격적 행위이며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을 지켜보는 세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브레이트바트 등 우익 언론은 해고된 다모어를 ‘영웅’이라 칭하며 구글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줄리안 어산지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 설립자는 트위터를 통해 “내부 검열은 부당하다”며 다모어를 고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의 다모어 해고에 대해 “기술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직원들에게는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서도 “실리콘밸리 내에서 이데올로기의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증거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인트루이스 로스쿨의 매트 보디 교수는 “구글의 조치는 사내 윤리강령에 따른 것으로 부당해고가 성립하려면 불법임을 증명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