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보다 30% 이상 싸게… '접근 가능한 럭셔리' 쇼핑몰 컨셉으로 대박
신상-중고-렌털 3박자 '럭셔리 에코시스템'으로 소비자 설득
7만 9천원에 명품백 대여하는 '렌트잇' 인기… 재이용 고객 75%
명품백 훼손, 분실 사고 시 리스크는 본사가 담당
자체 감정, 평생 A/S로 신뢰도 높여… 2700만 원짜리 에르메스 백도 믿고 산다

하동구 리본즈코리아 대표

“월 7만9000원으로 샤넬 가방을 매일 들 수 있다면?”

정수기를 빌리듯,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원하는 기간 동안 명품 가방을 이용할 수 있는 명품 렌털 서비스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명품 온라인 유통업체 리본즈코리아가 선보이는 렌털 서비스 ‘렌트잇(LENT IT)’이다.

렌트잇은 월정액 7만9000원에 명품 가방을 빌릴 수 있는 명품 렌털 서비스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누적 주문 건수 3000건을 돌파했다. 현재까지 월평균 55%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서비스를 재이용하는 고객도 75%에 달한다.

◆ 렌털 사업 성공 요소… 상품 소싱력, 고객, 물류와 배송, 재고 처리

리본즈코리아를 창업한 하동구 대표(40)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컨설턴트 출신으로 위즈위드의 신사업 개발과 그루폰코리아 부사장 등을 역임한 후 2012년 7월 리본즈코리아를 설립했다. 리본즈는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명품 커머스 기업으로, 한국법인은 싱가포르 본사와 ISE커머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 대표는 “막연히 사업을 해야겠다는 꿈이 있었다. 리본즈코리아를 설립하기 전에 공동 창업 형태로 작은 사업을 운영해본 경험도 있다. 이후 이커머스 업체에서 프리미엄 신사업 등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레 프리미엄 이커머스에 관심을 갖고, 리본즈를 창업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리본즈는 전문 감정팀 ‘아틀리에’를 통해 안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엔 의욕이 앞섰지만, 사업을 하다 보니 동기가 강해졌고 새로운 시장도 발견하게 됐다. 바로 렌털 시장이다. 리본즈코리아는 지난해 12월 렌털 서비스를 론칭해 공유경제 트렌드에 앞장서고 있다.

리본즈가 렌털 사업을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기 위해서다. 하 대표는 “모든 여성의 고민은 ‘옷장 속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다’, ‘가장 예쁜 옷은 새 옷이다’라고 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기 위해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하 대표가 분석한 렌털 사업의 성공요소는 크게 4가지다. 상품 소싱력, 고객 확보, 운영, 재고처리가 그것. 그런데 이는 모두 리본즈가 갖고 있는 역량이었다고.

“렌털 사업을 하려고 성공 요건을 분석해보니 우리 회사가 이미 가진 역량이었다. 오랜 명품 사업을 통해 신상품과 중고품을 최적의 가격으로 구매하는 거래처를 확보했고, 물류와 배송, 재고 처리에 대한 시스템도 갖추고 있었다. 어느 정도 회원이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에 마케팅에 대한 부담도 적었다. 렌털 사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리본즈의 렌털 서비스는 크게 멤버십 서비스와 프리미엄 서비스로 구분된다. 멤버십 서비스는 월 7만9000원에 원하는 가방을 최대 2개까지 교차로 빌려준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인기 상품이나 고가의 핸드백을 단기간 빌려주는 서비스로, 하루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최대 10일까지 대여할 수 있다.

샤넬, 구찌 등 960여 개 상품이 대여하는 렌털 서비스 게시판

아직 국내엔 렌털 서비스가 낯선 만큼 수익성보다는 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가격대를 설정하고, 서비스 구조도 최대한 단순하게 잡았다. 고객들은 일정 금액으로 원하는 상품을 빌리고 싶은 만큼 빌리고, 상품을 바꾸고 싶을 땐 언제고 교환할 수 있다(교환은 1회까지 무료, 이후 1만 원 추가).

◆ 명품백 훼손, 분실 사고 시 리스크는 본사가 담당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빌려쓰거나 나눠쓰는 공유경제가 전 산업에 걸쳐 급부상하고 있다. 패션도 마찬가지. 미국의 렌트 더 런웨이, 일본의 락서스 등 패션 공유경제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국내도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잇따라 패션 렌털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국내시장에 안착하기까진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 패션의 경우 현물이 오가는 만큼 세탁을 동반한 물류 환경과 훼손과 분실에 따른 안전장치 등이 중요하게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고객들이 상품을 사지 않아도 될 만큼 수준 높은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관건이라 입을 모은다.

하 대표 역시 사업에 앞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는 “렌털 서비스는 고객밀착형 서비스로 유연함과 신속함이 생명이다. 고객들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면밀히 파악하고, 서비스를 중단하는 고객들에게는 문자와 설문을 통해 의견을 묻고 바로 개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리본즈는 지난해 12월부터 명품 렌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렌털 서비스는 개시 6개월 만에 누적 주문 3000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훼손이나 분실사고에 따른 해결방안도 찾았다. 결론은 “리스크는 우리가 지자”였다. 렌털 사업은 회사가 리스크를 떠안아야 고객가치가 높아지고, 그 만큼 사업의 성공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 따라서 어느 정도의 생활 기스는 문제 삼지 않는다. 하반기에는 보험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들의 편의를 높일 예정이다.

◆ 감정 서비스와 평생 A/S로 소비자 신뢰… 2천 만원대 에르메스 가방도 믿고 산다

리본즈는 최근 렌털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명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연평균 35~40%의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거래량은 300억 원, 올해는 성장세가 더 높아져 4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예상한다.

리본즈의 강점은 럭셔리 이커머스로서 신상품부터 중고 매입과 판매, 렌털로 이어지는 멀티 유통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하 대표는 이를 ‘럭셔리 에코시스템(Luxury Ecosystem)’이라 소개했다.

“에코시스템은 우리의 비전인 ‘접근 가능한 럭셔리(Accessible Luxury)’를 표현한 건강한 소비 구조라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30% 이상 싸게 럭셔리 상품을 판매하고, 전문 감정 서비스와 평생 A/S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명품을 구매하도록 했다. 여기에 더 저렴하게 중고 상품을 구매하거나 갖고 있는 상품을 팔고, 부담 없이 빌릴 수도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한 게 핵심이다.”

럭셔리 에코시스템은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리본즈는 자체 감정팀 ‘아틀리에’를 통해 명품 감정 서비스를 진행하고, 온라인 명품 판매사 중 유일하게 평생 A/S 보장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혹시라도 위조품으로 확인될 경우 100% 환불과 함께 구매가격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적립금으로 보상한다. 실제로 2천700만 원대 에르메스가 가방과 7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가 판매될 만큼 고객들의 신뢰도가 높다.

“매달 고객만족도(NPS) 조사를 하는데, 사업 초기에는 ‘짝퉁인지 불안하다’라는 응답이 50%가 넘었다. 지금은 그런 불만은 거의 없고 ‘좋은 상품을 싸게 팔아달라’, ‘쿠폰을 많이 달라’는 응답이 많다. 이전에는 NPS 수치가 마이너스였지만, 지금은 60~70%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나 자포스와 같은 수치다.”

하 대표는 “럭셔리란 단순한 사치가 아니라 의식주 외의 가치를 주는 모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이서비스를 통해 10만 명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패션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여행이나 여가가 될 수도 있다”라며 사업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