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리우올림픽 남자 계영 400m에서 마이클 펠프스(32·왼쪽)와 케일럽 드레셀(21)이 미국팀의 우승이 확정되자 환호하는 모습.

미국의 케일럽 드레셀(21)이 세계수영선수권 7관왕에 올라 차세대 수영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드레셀은 31일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헝가리 부다페스트) 남자 혼계영 400m 세 번째 접영 영자로 출전, 3분27초9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합작했다. 드레셀은 남자 혼계영 400m 우승으로 이번 세계선수권 7관왕에 올라 마이클 펠프스(2007년 호주 대회 7관왕)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펠프스 은퇴 이후 잠잠했던 수영계에 '드레셀 태풍'이 불고 있다"고 했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드레셀이 펠프스를 잇는 세계적인 수영 황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드레셀은 지난해 리우올림픽 계영 400m에선 펠프스와 함께 금메달을 합작하며 2관왕에 올라 새로운 스타로 주목받았다. 드레셀은 올해 21세의 나이에 세계선수권 7관왕에 올라 펠프스가 2007년 22세의 나이에 7관왕에 올랐던 것보다 빠르다. 기량은 전성기 펠프스에 아직 못 미치지만,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평가다. 특히 접영에선 펠프스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펠프스의 주종목이던 접영 100m 최고 기록은 49.82초다. 24세 때 세운 기록이 아직 세계 기록으로 남아 있다. 드레셀은 이번 세계선수권 접영 100m에서 펠프스 기록에 불과 0.04초 뒤진 49.86을 기록했다.

미국 수영 전문 매체 '스윔스왬(swimswam)'은 "드레셀은 펠프스의 환상적인 '수중 돌핀킥(dolphin kick)'과 거의 흡사한 킥을 한다"고 분석했다. 수중 돌핀킥은 두 팔을 앞으로 모아 뻗은 상태에서 두 다리를 붙여 위아래로 차는 것이다. 드레셀은 6번의 돌핀킥으로 15m를 잠영하는데, 이는 보통 선수들이 8∼9번 돌핀킥으로 가는 거리다. 노민상 전 대표팀 감독은 "드레셀은 강력한 다리 근력과 심폐 기능, 우수한 잠영 테크닉 등 새로운 레전드가 될 재능을 고루 갖추고 있다"고 했다.

펠프스는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리우올림픽 4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뒤 드레셀과 나란히 환호하는 사진을 올렸다. 펠프스는 "이 꼬마(드레셀)가 불이 붙었다. 이 친구를 보고 있으면 너무 재밌다"는 글을 올렸다.